야설게시판

찬맛뒤에 뜨거운... - 단편

찬맛뒤에 뜨거운...





벌써 25년의 세월이 지난 이야기다.



요즘은 겨울에 눈 오는것이 낭만으로 비춰지지만 그때는 왜그리 눈이 많이 오던지...



당시 외딴 산골 마을에 살고있던 나는 나이 26살 이었으며 눈만 감으면 머릿속에 여자만 떠오를 시기였다.



젊음을 이런 촌구석에서 썩힐수는 없다고 생각한 나는 직장을 찾아서 서울로 진출을 해볼까 했더니



객지에 나가면 고생한다며 해동되면 가라고 하신 어머님의 말씀을 끝내 거역 못하고



적막한 산골, 경북 에서도 북쪽 끄트머리인 산골 오지마을에서 긴긴 겨울밤을 보내야만 했었다.



"인구야~ 니 아부지랑 볼일이 있어 하루 댕겨와야 하이께네~ 어데 가지말고 집 잘보고 있그래이~ "



다른곳에 가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이런 시골 촌구석에선 갈곳도 마땅치 않다는걸 오메도 잘안다.



우리 부모님께서는 어디 갈곳이 있으면 꼭 같이 다니시지만



집을 나서시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서로가 남남인것 처럼 아부지는 두어걸음 앞서시고



오메는 그뒤를 졸졸 따라서 가는것이 누가 보아도 시골 전형적인 노친네이다.



여름 같으면 계곡을 찾아 매미소리를 들어가며 훌훌 벗어 멱이나 감으련만



시골의 겨울이란 들려오는 소리하나 없이 고요한게 따분함의 연속이며



게다가 살을 에이는듯한 추위때문에 목이 말라도 참고말지 부엌에 물뜨러 가기도 싫다.



이런 따분한 하루를 지내고 밤늦게 잠이 든 나는 다음날 해가 중천에 떠서야 잠에서 깨어날수가 있었다.



"에이 씨팔!! 심심해 죽것네~ 근데 방은 왜리래 춥노? 으 흐 흐 흐~"



겨울에는 따뜻한게 장땡이라 방에 군불이나 지필려고 방문을 열어본 나는 입이 딱 벌어졌다.



눈앞에는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해 버렸는데 좌우지간 26년을 살면서 이렇게 많은 눈은 보질 못했을 정도였다.



"오메~ 이게 머꼬? 와아~"



나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마당으로 나가 보았더니 내 무릎이 완전히 덮힐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눈이 내린것이다.



뭔가 특별한 일이 벌어지길 기다렸던 나였기에 기분이 들뜨기 시작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많은 눈때문에 차에서 내려 시오리를 걸어와야 하는 우리 부모님이 걱정되었다.



눈의 양으로 봐선 며칠안에도 녹을것 같지않아 나는 아침을 해먹은후 집앞부터 가래로 치우기 시작했다.



"에이 씨~ 어 차~~ 씨 이 파 알~~ 에 이~"



나는 보이지 않는길을 어림짐작으로 살펴가며 욕과 짜증섞인 소리로 눈을 치웠지만



워낙 길이 멀다보니 허기만 질뿐이지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수가 없는 일이었다.



포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든든히 먹고나자 또다시 걱정이 되는것이다.



"에라이~ 아부지는 와 이런 산골에 사노? 에이 씨~ 짜증나~"



한가래 뜰때 불평 나오고 두가래 뜰때 욕만 나온다. 그때였다.



아픈 허리를 펴고 치워야 할 앞을 내다보는데 세상이 온통 하얀 가운데 뭔가 빨간것이 눈에 띄었다.



이렇게 많은 눈이왔는데 도저히 있을수 없는 일이기에 나는 다리를 푹푹 빠뜨려 가며 그곳으로 가 눈을 헤쳤다.



"어 허 허 허 헉!! 허 어 헉! 허 헉!!"



놀란 나는 벌어진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그것은 내가 그렇게 꿈에 그리던 여자였지만 머릿끝이 쭈뼛하였다.



눈속에서 꼼짝도 하지않는 그 여자를 보며 일단 죽었는지 살았는지 부터 확인해 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손을 코끝에 대어보아도 숨을 쉬는지 안쉬는지 조차 알수가 없었다.



필경 움직이지 않은걸 봐서는 죽은 사람이지만 왠지모르게 죽지 않았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나는 눈을 치우던 가래를 내팽개 치고 그녀를 업은뒤 집으로 정신없이 달려왔다.



숨이 목까지 차오르면서 나는 겨우 집에 도착을 하여 등에업은 그녀를 이불위에 내려놓았다.



아직까지 몸이 굳어있지 않아 죽은것 같지는 않지만 뺨을 두드려보고 몸을 흔들어 보았지만 반응을 보이지 않자



나는 걱정스런 마음으로 그녀를 지켜보는데 스무살을 갓 넘겼을까 말까한 그녀의 얼굴은 무척이나 예뻤다.





그런데 그때 언젠가 아부지께서 하신 말씀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얼어죽은 사람이 있었는데 홀딱벗고 서로 몸을 비배 대이까네 살아 났다 카더라.."



하지만 상대가 여자기 때문에 깨어난다 해도 내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것이고



만약 깨어나지 않는다면 죽은 시체와 뒹구는게 너무 끔찍했기에 나는 한참을 망설였다.



"그래~ 사람을 살리는 것인데... 죽었다고 해도 어쩔수는 없는거야~ "



결국 이렇게 마음을 다져먹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아가씨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한가지 한가지 옷을 벗기다가 드디어 브레지어가 나오자 내 손은 더욱 떨려왔다.



"아이그~ 어떡하노? "



또다시 망설인 나는 그녀의 브레지어를 벗겨버리자 내 눈에는 봉긋한 여자의 젖가슴이 들어오는데



아무리 봐도 죽은사람이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으며 가벼운 흥분마져 느껴지는 것이었다.



하얀 피부위로 봉긋한 젖가슴 가운데 진한 갈색의 젖꼭지가 왜그리 이쁘게만 보이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