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게시판

귀농일기 - 6부

예약사항을 확인하니 3팀밖에 없다. 휴가철이 지난 9월이라 손님이 조금 줄어든 모양이다. 연변댁에게 오늘 할 일을 메모해주고 집을 나섰다. 상황버섯 재배준비도 이제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대부분의 뽕나무에 씨앗(균)을 심은 것이다. 버섯들의 발육상태를 점검하고 있는데 우나댁이 평소대로 몸빼바지에 꽃무늬 남방을 걸치고 들어왔다. 그녀는 주변을 살펴보더니 옷을 벗는데, 몸빼바지 안에 짧은 반바지를 입고, 남방 안에 탱크탑을 입고 있었다. 숨어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슬며시 앞으로 나서니 우나댁이 확인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놀랬잖아.”

“미안! 훔쳐볼 생각은 없었는데, 우나댁이 뭐하나 궁금해서요.”

“됐어. 일이나 하자.”

“그런데 요즘 들어서 너무 예뻐진다. 뭐~ 특별한 일이라도 있어요. 남편이 정신을 차렸나?”

“흥~ 관심 없어. 그년하고 살던 말든........”

“그래도 남편인데 너무 매정하다.”

“그런 남편 필요 없어.”

“쩝~ 너무 미워하진 마라. 언젠가 정신 차리겠지.”

“헛소리 그만하고 일이나 해.”



우나댁은 찬바람을 일으키며 씨앗을 가질려 간다. 본래 쌀쌀 맞은 편이지만 남편이야기가 나오니 정도가 심해졌다. 우나댁과 오전 일을 마치고 연장을 정리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벌써~”

“오후에 약속이 있어. 가야 돼.”

“알았어. 먼저가 난 더 하다가 갈게.”

“혼자서 하겠다는 거야?”

“집에 가도 할 일 없어. 여기가 더 편해.”

“적당히 하고 가.”



하우스를 빠져나오는데 우나댁이 자꾸 힐끗힐끗 본다. 우나댁에게 미안(?)하지만 아침부터 연변댁과 진하게 놀았더니 색욕이 없다. 펜션에 돌아가 식사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일본댁과 면사무소를 가기로 했는데 작업복을 입고 갈 수는 없지 않는가? 차를 끌고 구멍가계로 갔다. 구멍가계는 대부분의 물건을 정리하고 그나마 남은 물건들을 떨이 판매하고 있었다. 차가 도착하자 구씨가 먼저 반갑게 인사한다.



“이장님 오셨어요.”

“예! 정리는 잘 되갑니까?”

“짐 정리는 끝났고, 이 물건들만 처분하면 됩니다.”

“양조장은 어떻게?”

“그쪽도 대충 정리가 끝났어요.”

“그럼 짐만 옮기면 바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겠네요.”

“예! 그렀죠. 아~ 저기 마침 나오네요.”



물방울무늬 투피스를 멋지게 차려입은 일본댁이 나온다.



“안녕하세요.”



작은 목소리로 허리까지 숙이며 인사하는데, 속으로 약간 놀랐다. 살짝 웨이브를 준 머리까락이 어깨에서 찰랑거리고, 약간의 색조화장을 한 얼굴이 햇빛이 반짝거린다. 분명 사십이 넘었다고 알고 있는데, 지금 보기에는 삼십대 중반, 아니 초반으로 보일 정도다.



“어제 부인에게 말씀 들었어요. 이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세요.”



구씨의 말에 짧게 머릴 흔들며 정신을 차린다.



“당연하죠. 잘 모시고 다녀오겠습니다.”



차문을 열어주자 일본댁이 조신하게 자리에 앉는다. 차가 출발하고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달린다. 일본댁은 한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나머지 손은 정갈하게 무릎에 올려놓았다. 힐끗 보니 무릎으로 살짝 올라온 스키트사이로 날씬한 다리가 보인다.



“이장님! 조심!”

“이런!”



골목길에서 경운기가 갑자기 튀어나와 급하게 핸들을 돌리자 일본댁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놀랬어요.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일본댁에게 정신이 팔렸다가 이게 무슨 망신인가? 정신을 차리고 면사무소로 향했다. 면사무소에 도착하고 일본댁과 함께 담당공무원을 찾았다.



“어서 오세요. 이장님! 근데 이분은 누구? 사모님이세요?”

“..............”

“안녕하세요. 예전부터 이장님 사모님이 궁금했는데, 정말 미인이시네요.”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공무원이 혼자서 떠들었다. 힐끗 보니 일본댁의 표정이 굳어졌다.



“저번에 우리 마을 구씨아저씨 댁을 구조변경 하겠다고 했죠. 인사하세요. 구씨! 아저씨 부인되세요.”

“아~ 그........그래요. 제가 실수했군요. 죄송합니다.”



담당공무원이 서둘려 사과하자 일본댁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고, 본격적인 상담이 시작되었다. 일본댁을 자리에 앉히고 공무원이 꼼꼼하게 설명해 주지만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잘 모르는 눈치다. 내가 나서서 설명을 거들기 시작했다.



“잠깐만요. 필요한 서류는 대충 알겠어요. 나머지 절차는 이장님께서 해주세요. 그게 더 빠를 것 같아요.”

“쩝~ 그럼 그렇게 하시죠. 하여튼 절차는 아시겠죠.”

“예! 잘 들었어요. 이제 그만가요.”



공무원에게 인사하고 밖으로 나섰다. 이제 할 일은 미리 알아본 건축업자를 만나는 일이다.



“저기 다방이 있네요. 저리로 가죠.”

“예! 다방이요?”

“출발하기 전에 건축업자들에게 미리 연락을 해 놓았어요. 함께 만나보셔야죠?”

“아~ 그래요. 알았어요.”



다방분위기는 마치 시계바늘을 90년대로 돌려놓은 것처럼 허름하고 볼품이 없었다. 기다란 소파에 앉아 시원한 냉커피를 주문했다. 그런데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서 많이 듣던 목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보니 우나댁 남편인 태봉이가 먼저 보이고, 그 옆에 이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앉아있다. 주먹으로 한 대 맞은 것처럼 눈탱이를 파랗게 친하고, 보조 눈썹을 붙였는지 하늘을 찌르며, 빨간 립스틱에 각진 턱이 전체적으로 부조화를 이루어 천하고 싸게 보인다. 여자는 껌을 짝짝 씹으며 어깨에 걸쳐진 태봉이의 손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오빠~ 우리 서울 가자. 이런 촌구석에서 해 먹을 것도 없잖아.”

“나도 가고 싶지. 하지만 서울 간다고 특별히 할 일도 없잖아?”

“아는 오빠가 라이트클럽하고 있는데, 오빠 취업시켜주겠다고 했어.”

“정말이야.”

“그럼~ 소개비로 첫 번째 월급정도만 선금으로 내면 바로 취업이야. 그것도 없어.”

“얼마나 되는데?”

“한 이백 정도........월세 얻을 돈은 나에게 있으니 오빠만 좋다면 바로 갈 수 있어.”

“얼마나 있는데?”

“조금! 오빠 덕분에 빚도 모두 갚았고, 이제 떠나기만 하면 돼?”

“어? 마담에게 듣기로 아직 많이 남았다고 하던데?”

“에이~ 그년 말을 믿어? 최소한 원금은 모두 갚았어. 오빠만 좋다면 바로 갈 수 있다니까?”

“그래!”

“왜? 오빠는 싫어?”

“아니 좋은데? 마누라가 좀 걸려서?”

“그 우크라이나 마누라? 오빠 싫다며? 정도 없고?”

“그렇기 한데! 부모님도 계시고..............”

“오빠는 내가 싫어. 아니다. 됐어. 오빠 아니라도 나 좋다는 남자 많다 뭐~”

“아니야. 내가 언제 싫다고 했어.”



태봉이는 여자를 안고 입맞춤을 하고, 여자도 싫지 않는 듯이 품으로 파고든다.



“이장님!”



한참 옆 테이블에 집중하고 있는데 일본댁이 조용히 부른다.



“죄송해요. 잠깐 딴 생각을 좀 했어요.”

“손님들은 언제 오세요?”



시계를 보니 아직 20분 정도 남았다.



“한 20분 정도 남았어요.”

“아직 시간 있네요. 이장님은 왜 귀농 하셨어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할 말이 없다.



“그냥! 답답해서?”

“뭐가요?”

“글쎄요. 난 제자리에 있는데 세상이 저만치 도망가고, 이제 쫓아갔다 싶으면 또 도망가고, 하여튼 그런 생활이 싫었다고 할까?”

“도태되신 건가요?”

“하하하~ 표현은 고급스러운데, 기분은 좋지 않군요.”

“그게 아님 뭐죠? 왜 이런 촌에 내려오셔서 홀로 사시는 거죠?”

“그런 부인께서는 왜 이곳에 계시는 거죠?”

“저야..........믿음이죠?”

“무엇에 대한 믿음이죠. 종교? 남편? 자식? 무엇을 믿으세요.”

“이런 식으로 복수하시다니 고약하군요.”

“먼저 시작한 건 부인입니다.”



일본댁은 커피을 조금 마시더니 다시 자세로 바로 잡는다.



“부인은 뭐하시는 분이죠?”

“공무원이요.”

“왜 같이 안 오셨어요?”

“추구하는 삶이 틀려요. 쉽게 말씀드리면 그 사람은 이런 생활 싫어해요.”

“부부란 함께 하는 것.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 고노하고, 함께 즐거워하는 그게 부부 아닌가요?”

“부인께서는 그렇게 사시나요?”

“답변이 곤란하시면 저를 걸고넘어지시는 군요?”

“하하하~ 답변이 궁한 건 아니고, 언쟁을 하기 싫어서 피하는 겁니다.”

“그럼 뚜렷한 목표와 추구하시는 것이 있다는 말씀인가요?”

“거창하게 말씀하시는데, 전 그냥 제가 원하는 삶을 사고 싶어요. 더 이상도 더 이하도 아닙니다.”

“이기적이시네요?”

“왜요? 제 와이프의 뜻을 따르지 않아서?”

“자식들은 무슨 죄가 있나요?”

“자식이라? 조금 미안한 이야기지만 제가 그 아이의 삶을 대신 살아 줄 수 없는 것처럼 그 아이 또한 제 삶을 대신 살아 줄 수는 없어요. 물론 전 아빠로써 그 아이에게 최선을 다할 겁니다. 하지만 그 아이 때문에 제가 추구하는 삶마저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요.”

“지금 삶에 만족하세요?”

“부인께서는 지금 삶에 만족하시나요?”



일본댁은 잠시 바라보더니 커피를 조금 마신다.



“죄송해요. 제가 경솔했어요.”

“아닙니다. 제가 좀 과했네요. 아~ 손님이 오신 모양입니다.”



마침 건축업자가 도착했다. 일본댁 옆으로 자리를 옮기고 상담을 시작했다. 먼저 현재 건물의 구조를 설명했다.



“부군께서 원하시는 구조를 설명해 주세요.”



부군이라는 말에 잠깐 당황했지만 일본댁도 덤덤한 눈치라 그냥 넘어가고 양조장과 체험학습장를 불리하고 가정집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설명만 들어서는 잘 모르겠네요. 내일 현장을 방문하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내일 당장이요? 아직 구조변경 절차도 안 끝났어요.”

“먼저 설계 도면부터 나와야 하잖아요. 그 사이에 절차야 끝나겠죠. 토지에 대한 용도변경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절차는 금방 끝납니다.”



업자의 말에 눈빛으로 일본댁의 의사를 물었다.



“좋아요. 내일 오후에 오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측량도구 챙겨서 내일 찾아뵙죠. 참~ 주소는 어떻게 되시죠?”



일본댁이 쪽지에 약도를 꼼꼼하게 그려 주었고, 업자는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이제 끝났죠. 수고하셨어요.”

“아직 2팀을 더 만나야 해요.”

“예? 또 누굴 만나요?”

“비교 견적을 받아야죠. 한 업자말만 믿을 수 있나요?”

“철저하시네요.”

“습관이에요. 나쁘게 말하면 불신병리고 할까?”



일본댁은 빙긋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두 명의 업자와 상관을 끝내고 보니 밤이 깊었다.



“휴~ 이제 끝났네요. 늦었는데 식사라도 하시죠.”

“예! 가시죠. 수고하셨으니 밥은 제가 대접할게요.”



일본댁이 먼저 나서며 말한다. 계산을 하면 태봉이가 있던 테이블을 보니 언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일본댁과 가까운 백반집으로 갔다.



“자기 일처럼 신경 써 주셔서 고마워요.”

“뭐~ 이웃인데 도와야죠!”

“많이 드세요.”



식사가 끝나고 후식을 나왔다.



“참~ 내일 이장님 댁에 들어가도 될까요? 공사를 하려면 짐을 먼저 옮겨야 하잖아요.”



일전에 아이들을 맡아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하세요. 짐이 많아요? 많으면 제가 차로 갈게요.”

“아니요. 며칠 갈아입을 옷들이라 많지는 않아요. 굳이 수고하실 필요 없어요.”

“그럼 다행이고. 자~ 이제 가시죠. 구씨 아저씨 기다리겠네요.”



차로 일본댁을 모셔다 드리고 펜션에 가보니 연변댁도 가고 없었다. 전화로 저녁을 먹고 들어간다고 미리 연락해서 돌아간 모양이다. 손님들을 확인하고 맥주를 한잔 마시고 잠이 들었다. 7시에 어김없이 연변댁이 왔다. 문을 닫고 입맞춤을 하며 가볍게 포옹했다. 연변댁이 품을 파고들고 손이 밑으로 내려가 치마 속을 파고든다. 연변댁은 가볍게 가슴을 밀어내고 얼굴을 숙인다.



“여기 말고.........안으로........”



연변댁을 번쩍 안아 안방 침대에 눕혔다.



“어제 일본언니와 함께 계셨죠?”

“응~ 일 때문에?”

“또 그러실 거예요?”

“뭐야. 지금 질투하는 거야?”

“그건.........그게.........”



연변댁이 우물거리며 말을 흐리고, 그 모습이 귀여워 입맞춤을 하니 혀가 입속으로 들어온다. 혀와 혀가 엉키고, 셔츠와 브래지어를 젖히니 앙증맞은 젖가슴을 튀어나온다. 한 손으로 가슴을 감싸고, 입술로 꼭지를 깨물어주니, 연변댁이 팔로 목을 감고 정열적으로 매달린다. 급하게 치마와 팬티를 벗기고 다리를 벌린다. 그리고 반지를 반쯤 내린다면 아직 마른 구멍에 좆을 박았다.



“아~ 아파~”



연변댁이 입술을 깨물며 등을 때린다. 귀두만 살짝 들어간 좆을 깊이 삽입하지 않고, 주변을 문지르며 삼분의 일만으로 펌프질을 하니 메마른 대지가 빗물에 젖어들 듯이 구멍이 촉촉해진다.



“지금도 아파.”

“아니.......좋아요.”

“놀랐어?”

“조금!”

“그래서 싫어.”

“아니! 좋아요.”

“송이 보지 촉촉해졌어.”

“하흑~ 깊이.........이장님 자지로 송이 보지 깊이 넣죠. 아흑~”



연변댁의 손톱이 등을 파고들지만, 젖가슴을 애무하며 삼분의 일 이상으로 삽입하지 않고, 좌우로 쳐주며 계속 펌프질을 하자 연변댁 스스로 엉덩이를 쳐들며 깊이 삽입한다.



“드.........들어왔어. 아흑~”



깊이 삽입된 상태에서 엉덩이로 원을 그리듯 돌려주니 연변댁의 다리가 허리를 감고 매미처럼 매달린다.



“송이야! 어때? 좋아?”

“미.........미칠 것 같아. 이장님.......자지 너무 좋아.”

“헉~ 헉~ 송이 보지도 너무 맛있어.”



연변댁의 엉덩이가 솟구치고, 양손으로 옆구리를 잡고 힘차게 펌프질을 하다가 옆으로 눕히고, 한쪽 다리를 어깨에 걸치고 더욱 거칠게 밀어 붙이니 연변댁이 시트를 입에 물고 터져 나오는 신음을 참는다. 연변댁의 뒤에 누워 젖가슴을 애무하며, 마지막 힘을 다해 펌프질을 하니 짜릿한 쾌감이 척추를 타고 올라와 화려하게 폭발한다. 거침 숨을 고르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문을 두드린다. 이 시간에 누굴까? 연변댁은 황급히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가고, 옷을 챙겨 입고 문을 열어주니 구멍가계 구씨 아저씨가 있었다.



“어~ 아침부터 웬일이세요.”

“내가 너무 일찍 왔나? 부인이 짐을 좀 옮겨 달라고 해서?”



생각해보니 오늘 일본댁 아이들이 오기로 했다.



“짐이 많아요.”

“아닙니다. 저거 밖에 없어요.”



대충 보니 리어카에 4개 정도의 보따리가 있었다. 구씨와 함께 이층으로 짐을 옮겼다.



“아이들은 이따 저녁 때, 올 겁니다. 신세 좀 지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신세는 무슨? 알겠습니다. 미리 청소해 둘게요.”



구씨가 돌아가고 나서야 연변댁이 슬며시 화장실에서 나왔다.



“누가 오세요.”

“저번에 들었잖아. 구씨 아저씨 집 공사 끝날 때까지 아이들을 맡아주기로 했어.”

“아~ 그게. 근데 오늘 들어와요?”

“응~ 그렇게 됐어.”

“휴~ 그럼 오늘부터 이층도 청소해야 겠네요.”

“왜 싫어?”

“일 늘었잖아요.”

“하하하~ 얼마 안 걸릴 거야. 그동안만 수고해줘~”

“알았어요.”



아침을 먹고 일본댁 가계로 갔다. 3명의 업자들과 시간을 조정하다보니 오전타임에 집을 보려는 업자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댁과 구씨가 반갑게 맞이한다. 업자가 도착하고 집을 먼저 보여주었다.



“이걸 어떻게 하신다고요?”

“양조장과 집을 같이 배열하고, 체험학습장을 별도로 마련하는 겁니다.”

“허허허~ 그 정도면 구조변경이 아니라 완전히 다시 지어야겠는데요?”



업자의 말에 일본댁과 구씨의 얼굴이 심각해진다. 업자는 현재 집의 구조를 설명하고, 새롭게 지어지는 집을 설명하는데, 결론만 말하면 현재 집을 완전히 부셔버리고, 새로 짖는 편이 공사비가 더 싸다는 것이다. 일본댁과 구씨는 심각한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만 바라본다. 업자의 말이 설득력이 있으니 뭐라 대꾸할 말이 없는 모양이다.



“잠깐만.........저는 최대한 전통 그대로를 남기고 싶어요. 다시 말해 최대한 현 상태를 유지하며 필요한 부분만 개조하는 거죠.”



답답한 마음에 직접 나서서, 생각한 부분을 이야기했다.



“그것도 좋지만 기초가 너무 허술해서 다시 짓는 편이 공사비가 더 저렴할 겁니다.”

“전통방식으로 벽은 흙으로 기초를 다지고, 나무로 지지대를 세워 허술한 부분을 보충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게 말이 쉽죠. 누가 요즘 그렇게 집을 짓나요.”



업자는 자신의 고집을 굽히지 않고 계속 다시 지어야 한다고 했다. 더 이상 언쟁을 벌어야 입만 아플 것 같다.



“잘 알겠습니다. 일단 견적을 내주세요. 가격을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내일까지 드리죠.”



업자를 돌려보내고 부부를 불렸다.



“방금 그 친구는 공사를 할 마음이 없는 것 같아요. 오후에 다른 업자들이 오기로 했으니 다시 상담해 보죠.”

“휴~ 복잡해. 이장님께서 잘 살펴주세요. 전 농약이나 치러 가야겠네요.”

“아니! 오후에 또 오기로 했다니까요?”

“마누라하고 알아서 하세요.”



구씨가 머리를 흔들며 농약 통을 지고 밖으로 나간다.



“이장님께서 이해하세요. 워낙 순박한 분이라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아요.”

“쩝~ 그래요. 저도 하우스에 다녀와야겠네요. 점심 먹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일본댁을 뒤로하고 하우스에 도착하니 우나댁이 홀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가르친 보람이 있는지, 혼자서도 잘 한다.



“이제 왔어.”

“조금 늦었죠. 미안해요.”

“요즘 구씨댁 일해.”

“그냥 도와주는 거죠.”

“바쁘겠네?”

“조금! 그래서 말인데 하우스 일은 한 동안 우나댁이 맡아서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뽕나무 설치는 끝났고 파종만 하면 되잖아요.”

“알았어. 가봐~”

“정말 혼자 할 수 있겠어요.”

“다 기억하고 있어. 온도 맞추고, 환기시키고........뭐 그런 거잖아.”

“고마워요. 우나댁만 믿을게요.”

“그래~! 믿고 그만 가!”

“참~ 어제 태봉이 만났는데?”

“됐어. 관심 없어.”

“어제도 안 들어왔어요.”

“오긴 왔지. 새벽이 다시 나갔지만.”

“쩝~ 그래요. 뭐라고 안 해요?”

“몰라. 그런 이야기 하려면 가?”



우나댁이 화를 내며 돌아 선다. 남편이야기는 듣기도 싫다는 투다. 괜히 건드려야 좋을 것이 없을 것 같아 우나댁을 뒤로하고 하우스를 빠져나왔다.



오후에 다른 업자가 왔다. 이 친구도 첫 번째 업자와 마찬가지로 재건축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건 시간도 많이 걸리고, 공사비도 많이 들기 때문에 곤란하다. 더구나 내가 생각했던 것은 전통미를 간직한 양조장인데, 옛것을 모두 부시고 새로 지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마지막에 온 업자는 전통가옥을 주로 짓는 분이었다. 이분은 천천히 집을 둘려보고, 설명을 들려주니 고개를 끄덕거린다.



“뜻은 알겠는데, 그렇게 하자면 건축비가 더 들어요?”

“예! 그럼 부시고 다시 짓는 편이 낮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죠! 바깥양반께서 원하시는 것을 들어보면 흙벽에, 기와에, 통나무 기둥에.........뭐 대충 전통가옥을 약간 변형한 구조인데, 그게 재료비가 만만치 않아서 비용이 더 많이 들죠.”

“휴~ 그럼 방법이 없는 겁니까?”

“방법은 있어요. 최근에 지자체 별로 전통가옥을 지으면 보조비를 주는 제도가 있어요. 그걸 잘 활용하면 될 겁니다.”

“그런 방법이 있었어요.”

“심의절차가 좀 까다롭기는 해도 가능하기는 합니다.”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어떤 절차를 밟으면 되죠?”



업자는 신청절차와 심의절차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요약해 보면 관할 도청에 신청서를 접수하고, 심의를 거치면 된다는 말이다.



“내일 당장 신청하겠습니다. 도면부터 뽑아주세요.”

“그렇게 하시죠.”



업자는 측량을 하며 기초적인 도면을 그리고 돌아갔다.



“어떻게 하시려고요.”



일본댁이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일을 너무 크게 벌려서 걱정되는 모양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너무 패를 끼치는 것이 아니가 해서 죄송하네요.”

“뭘요. 도와드리기로 했으니 끝까지 도와드려야죠. 참~ 아이들 올 시간됐네요.”

“벌써 시간이........먼저 가세요.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갈게요.”

“알겠습니다. 천천히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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