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게시판

앞집 남자와 내 아내 - 4부

오늘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다녀왔다는 인사를 전하는데

아내에게서 어딘지모를 냉랭함이 느껴졌다. 영문을 알수 없어 이유가

궁금했지만 딱히 아내가 나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다보니 나도 꼬투리를

잡고 도대체 왜 그러느냐며 물을 계재는 못되었다.

한동안 서로 침묵이 흐르다가 결국 참지못하고 내가 아내에게 무슨 일

있느냐고 묻게 되었다. 잠시 말을 않고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던 아내가

자신에게 왜 거짓말을 했느냐고 묻는다. 내가 아내에게 무슨 거짓말을 했는지

생각을 해보아도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지라 아내에게 무슨 얘기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니 아내는 한숨을 푹 쉬며 앞집 남자 '박사장님'한테

다 전해들었다며 나에게 약간의 경멸감이 섞인 힐난의 눈초리를 던진다.

아내의 말을 비꼬아서 내가 되묻기를 그 '박사장님'께서 뭐라하시더냐고

물었더니 아내가 나에게 이렇게 '박사장님'의 말을 전한다.

자신이 어제밤에 느닷없이 민망한 장면을 보게되어 매우 당혹스러웠다면서

아내에게 고백하기를 처음엔 자기도 너무 놀라 꼼짝도 못하고 지켜보기만

했는데 인기척이라도 내면 우리 부부에게 너무나 민망한 일이 될 것 같아서

숨을 죽이고 못본체 있으려 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 부부의 모습이

너무나도 자극적이어서 어느 순간 자신도 못참고 결국 아내의 뒷모습을 보며

자위를 하고야 말았다고 실토하며 마음속으로나마 아내를 범하고야 말았으니

구도자로서 큰 죄를 짓고 말았다면서 아내에게 자신의 죄를 용서해달라며

용서를 빌더란다.

나는 아내의 말을 듣고 한동안 말문이 막혀 아무말도 못하고 말았다.

앞집 남자에게 아내와 나의 공고한 관계를 과시하려던 내 의도는 앞집 남자에게

허를 찔려 보기좋게 당하고 만 것이었다.

나는 내 아내에게 변태중의 상변태로 낙인찍힘과 동시에 외간남자에게

자신의 아내의 알몸을 일부러 보인 것도 모자라, 아내에게 그 사실을 속이고

아내를 기만함으로써 비겁한 모습까지 보인 세상에 둘도 없ㅇ르 찌질한 남자가

되어버렸다.

반면 내 아내의 발가벗은 엉덩이를 향해 자신의 검붉은 좆을 조준하며

나에게 시위하듯 당당하고 격렬하게 자위를 해대던 앞집 늙은 변태는

나라는 불한당에게 부지불식간에 봉변을 당해 민망한 상황을 마지못해

보게 되었고 아내의 저항할 수 없을만큼 요염한 미모에 어쩔수 없이 압도되어

자신도 모르게 남자의 본능에 굴복해버린 피해자로 행세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아내에게 적나라하게 설명까지 한뒤 용서를 받아 면책을

받기에 이른 것이었다.

이젠 앞집 남자가 아내에게 어떤 대쉬를 하던간에 그 원인제공을 내가 했다면서

모든걸 나에게 덮어씌울 심산인가 싶어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이 늙은 변태가 보통 능구렁이가 아닌가보다 싶었다.

나는 아내 앞에서 뭐라 변명도 못한채 그저 허둥대기만 했다. 이런저런

말을 횡설수설 주워섬겼지만 내가 듣기에도 내 말이 한없이 초라하고

궁색하게만 들렸다. 나는 어찌할바를 몰라하다가 아내의 등뒤로 다가가

아내의 어깨를 마사지해주며 분위기를 전환시키려고 했다. 오랜동안

디자인회사에서 근무했던 아내인지라 잦은 야근과 밤샘근무로 어깨와

등이 항상 굳어있기 일쑤여서 내가 마사지를 해주며 용서를 빌면 어지간한

일에는 못이기는 척 화를 풀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당연히 딱딱하게 뭉쳐있을 것 같은 아내의 어깨가

그다지 뭉쳐있지가 않았다. 의외인지라 아내에게 어깨가 굳어있는줄

알았더니 멀쩡하다며 어찌된거냐고 물었더니 아내가 대충 말을 얼버무려

버리며 화제를 다른데로 돌려버렸다. 머쓱해진 나는 아내의 어깨를 놓아

주고 다시 아내 맞은편 의자에 앉아 아내의 기색을 살폈다. 아까까지

냉랭했던 아내의 표정에 약간 당황스러워 하는 빛이 떠올랐다. 아내의

얼굴에 살짝 홍조가 도는듯 싶어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장면이 있었다. 내 꿈에 나타났던 아내와 앞집 남자의 마사지 모습..

그러고보니 언젠가부터 아내가 어깨를 주물러달라는 얘기를 한적이 없었다.

갑자기 가슴이 쿵쿵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걷잡을 수 없이 뛰는 심장이

바로 내 턱밑까지 올라와 있는듯 쿵쾅거렸다. 분명 무언가 내가 모르는

사실이 아내와 앞집 남자 사이에 있는 듯 싶었다.

그러고보니 얼마전 아내가 나에게 탄트라마사지인지 뭔지를 얘기했던 것이

생각났다. 어느 잡지에선가 봤다며 그런 마사지를 부부끼리 하면 좋다더라며

언제 같이 배워보자는 얘기였는데 내가 건성으로 대답하는 통에 별다른 진전

없이 흘려버린 화젯거리였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해서도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팀원들이

가져오는 결재서류도 그저 눈으로만 훑을뿐 내 머리속엔 온통 아내와

앞집 남자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며칠간 무엇에 홀린사람 마냥 지내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회사에 며칠간 연차를 내고야 말았다. 나를 바라보는

담당임원의 눈빛이 고울리 없었지만 애써 외면하고서 승인을 받아냈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겐 지방출장을 나흘정도 다녀오겠다며 둘러대었다.

출장가방에 세면도구, 셔츠등 이런저런 물품을 정리하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내일부터 전개될 아내의 일상관찰이 너무나도 궁금하여

마치 재미있는 관람을 앞둔 어린아이처럼 설레기까지 했다.

동네 주변엔 허름한 여관이 하나 있었는데, 여관 객실창문을 통해서

우리집이 내려다 보였다. 그래서 당장 그 객실을 며칠간 예약해두었고,

객실에서 머무르다가 아내가 혹시라도 집을 나서 앞집으로 들어가던지

하면 얼른 집으로 들어가 창문을 통해 관찰을 하려는 계획이었다.

집을 나서며 출장길을 떠나는 듯한 시늉을 하는 나에게 아내는 걱정어린

눈빛으로 잘다녀오라는 배웅을 하는데 잠시 아내에게 죄책감 같은 감정이

살짝 들었다. 하지만 분명히 무언가 있다는 나의 촉을 믿었기에 아내의

일상을 관찰하려는 관음증적 욕망에 휩싸여 이내 죄책감 따위는 저멀리

날아가 버렸다. 여관에 들어와 가방을 한쪽 구석에 던져두고 창문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물끄러미 집쪽을 쳐다보며 앉아있는데 정말 무료하기

이를데 없었다. 그렇게 창문 앞에 앉아 한나절을 보냈다. 아내는 오늘은

문밖 출입을 전혀 하지 않을 셈인지 집앞 골목길은 가끔 지나가는 행인

외엔 저녁이 될때까지 인적이 뜸하였다. 어느새 거리에 어둠이 내리고

골목길은 퇴근하는 이들이 귀가하는 통에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계속

창앞에 서있다가 앞집 여자가 퇴근해 자기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