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게시판

귀농일기 - 4부

부녀회장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머리가 멍하다. 태국댁이 임신을 했다. 아버지가 누굴까? 하지만 이내 머리를 흔들었다. 지금까지 질 내 사정을 한 경우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펜션에 도착해서 태국댁에게 확인해 보니 임신이 확실했다.



“우리.........좀 자중해야 하지 않을까? 우식이가 많이 기다리던 아이잖아.”

“저도 알아요. 임신이라는 사실을 듣고 우식씨도 정말 좋아해요.”

“잘 됐네. 태국댁도 아이만 생각하세요.”

“그래야죠. 그런데 우리 이장님! 이제 외로워서 어떡해요?”

“별 걱정은 다 한다.”

“하긴 우나댁이 있었죠.”



순간 망치로 머릴 맡은 느낌이다. 그걸 어떻게 안단 말인가?



“치~ 모르는 줄 아셨어요. 조금만 눈치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죠. 우나댁에게 선물까지 주셨잖아요.”

“................”

“걱정하지 마세요. 알아도 우나댁이나 저나 떠들고 다닐 입장은 아니잖아요.”

“또 누가 알고 있죠?”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말꼬리를 흐리는 것이 두 사람 이외에 또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물어보아도 대답해 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꼬리가 길면 잡히겠군. 조심해야겠는 걸?”

“잘 생각하셨어요. 제가 없다고 아무 보지나 마구 쑤시지 마세요.”

“하하하~ 조심하도록 하죠.”



태국댁이 계속 총무 일을 하지만 예전처럼 성관계를 요구해 오지는 않았다. 조금 아쉬웠지만 태국댁에게도 아이가 소중하지 않겠는가? 부녀회장 말대로 연변댁이 필리핀댁 대신 청소를 왔다. 그녀를 사무실 대용으로 사용하는 응접실로 불렸다.



“연변댁이라고 하셨죠.”

“예!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제가 오히려 부탁해야죠.”

“이장님에 대해서 언니들에게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부탁이 있는데요.”

“뭐죠? 말씀하세요.”

“남편에게 말고 저에게 직접 주시면 안 될까요?”

“뭘요?”

“수고비인지 월급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일한 만큼 주시잖아요.”

“그건 도식이와 약속한 것이 있어서 곤란해요.”

“그래요. 할 수 없죠.”



연변댁은 한숨을 쉬고 고개를 숙인다.



“급한 곳이라도 있어요?”

“연변 집에 생활비를 보내드리기로 했는데, 남편이 전혀 돈을 주지 않아서..........!”

“미안한 말인데, 믿을 수가 없군요?”

“예! 그게 무슨 말씀이죠?”

“연변댁에 대해서 조사를 좀 했어요. 덕분에 돈이 좀 들기는 했지만 연변댁에 대해서 알 수 있었죠.”

“조........조사요?”

“연변에 애인이 있다면서요.”

“애인이요. 말도 안 돼. 누가 그래요?”

“이름이 뭐라고 하더라. 철기라고 하던가?”

“철기오빠요? 철기 오빠를 이장님이 어떻게 아세요.”

“뒷조사를 했다고 했잖아요. 한국에는 돈만 주면 그런 뒷조사를 해주는 곳이 있어요.”

“무슨 말씀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철기오빠는 자기 혼자서 저 좋다고 쫓아다니던 오빠예요. 더구나 우린 사촌이에요.”

“그 남자말로는 당신이 3년만 기다리라고 했다는데, 그럼 도식이와 이혼하고 자길 부르기로 했다고 했어요.”

“말도 안 돼? 자기 혼자서 멋대로 지껄이는 말이에요. 전 그런 약속 한 적도 없어요. 그리고 중국에서도 사촌끼리는 결혼금지에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좋아요. 그건 당신 말을 믿도록 하죠. 그럼 왜 도식이를 피하는 거죠?”

“피해요?”

“얼마 전에 피임약 먹다가 걸렸다면서요?”

“누가 그래요. 그 사람이 그래요.”

“아닌가요?”

“그거...........야이 참! 그 약은........ 습진 약이에요. 습진 약!”

“습진? 피부에 이상 있어요.”

“모르셔도 돼요?”

“도식이가 자기와 잠자리도 피하고..........피임약도 먹고..........아예! 자기와 같이 살 생각이 없다고 하던데요.”

“잠자리를 피한 건................”



연변댁은 말을 멈추고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냥 솔직하게 말씀드리죠. 질에 습진이 생겨 너무 아파서 피한 거예요. 그 사람! 포경도 안하고............잘 씻지도 않고..........그냥 마구잡이로 하니까 습진이........그래서 약을 먹은 건데.........오해나 하고. 정말 너무 하네요.”



연변댁이 눈물을 훔친다. 거짓말은 아닌 모양이다.



“도식이 말로는 자기와 성관계를 하려면 돈을 달라고 했다는데, 그건 무슨 말이죠?”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제 부모님을 걸고 맹세해요. 절대 그런 말 한 적 없어요. 물론 좀 씻으라는 말은 많이 해죠.”

“좋아요. 그럼 할머니가 아프다, 조카 학비가 없다는 등 왜 그런 거짓말을 했죠?”

“그 사람과 결혼할 때, 부모님께 생활비를 보내드리기로 약속했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보니 자긴 그런 약속 한적 없다고 하는 거예요. 그리고는 믿을 수가 없다고 돈 한 푼주지 않고.........거짓말을 한 것은 저도 잘못이라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부모님께 생활비를 보내드리고 싶었어요.”

“휴~ 다 좋아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물어보죠. 도식이와 살 마음은 있는 거예요?”

“그게.........처음에는 잘 살아보려고 마음 단단히 먹고 왔는데...........그 사람은 믿지도 않고, 또..........또.........솔직히 말해서 정이 잘 안가요. 그럼 안 된다고 다짐하면서도 옆에 오면 냄새도 심하고...........아프고..........절 믿지도 않고.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연변댁의 말을 듣다보니 측은한 생각이 든다.



“음~ 제가 도식이 말만 믿고 오해한 모양이네요. 미안해요.”

“아니에요. 오해 할만도 하죠.”

“연변에 생활비를 보내야 한다는 말은 사실이죠?”

“제가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보이세요.”

“아닙니다. 약속이 있으니 연변댁에게 지급할 수는 없고, 도식이에게 잘 말해볼게요.”

“그건 안돼요.”

“왜요?”

“그 사람..........제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아요. 더구나 요즘은 손찌검까지 하는데.........정말 도망이라도 치고 싶어요.”



사람은 양쪽 말을 모두 들어보아야 한다. 대부분 자기에게 불리한 말은 빼고, 유리한 말만하기 때문이다.



“도식이도 사실을 알아야죠. 그리고 그 철기오빠란 사람............그 사람 이야기도 해주고.”



연변댁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안 돼요. 아마 그 이야기 들으면 제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죽이려고 들걸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일단 비밀로 할게요. 그만 나가보세요.”

“정말 말씀 안하시는 거죠. 비밀로 해주는 거죠?”

“그거야 연변댁 하기 달렸죠.”

“예?”

“농담입니다. 다른 이야기는 그만두고.........연변댁이 피하는 이유정도는 설명해 주어야겠죠. 자기도 문제를 알아야 고치죠?”

“정말 그 말씀만 하시는 거죠. 그쵸?”

“믿으라니까요. 저도 연변댁이 잘못되길 바라는 사람은 아닙니다.”



연변댁을 달래서 보내고 잠시 고민한다. 도식이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까? 남의 가정문제에 끼어들었다가 입장만 난처하게 됐다. 하지만 사건악화에 일만의 책임이 있기에 이대로 넘어가긴 힘들 것 같다. 저녁무렴에 도식이를 만나 연변댁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순화시켜서 전해주었다. 피임약이 아니었다. 습진 때문에 약을 먹은 것이라는 것과 여자들은 민감하니 잠자리에 들기 전에 몸을 청결히 해야 된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전한 것이다. 하지만 도식이는 자신의 허물은 생각지 않고 연변댁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더 이상 남의 가정사에 관여하는 것도 골치가 아파서 적당히 타 일려 보내고 펜션으로 돌아왔다.



부엌에 된장치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고, 도마에 설다만 야채와 칼이 놓여있다. 그런데 태국댁이 보이지 않는다. 저녁을 준비하다가 급한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욱~ 욱~”



화장실 변기를 붙잡고 태국댁이 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임시초기라 입덧을 하는 모양이다. 태국댁의 등을 어루만져 준다.



“헉헉~ 욱~ 고마워요.”

“고생이 많네. 힘들어서 어떻게!”

“휴~ 유전인 모양이에요. 어머니도 임신하셨을 때, 입덧이 심했다고 들었거든요.”

“안되겠다. 일찍 들어가서 쉬어요.”

“저녁 준비해야죠.”

“알아서 먹을게요. 힘든데 일찍 들어가요!”

“죄송해요. 그럼 갈게요.”



태국댁이 힘든 몸을 일으켜 집으로 향했다. 다음날 아침 태국댁이 왔는데, 얼굴이 푸석푸석하고 말이 아니다. 일도 중요하지만 몸부터 돌보아야 할 것 같다.



“입덧이 가라앉을 때까지 만이라도 쉬어야겠어요.”

“펜션은 어떡해요.”

“펜션이 문제에요. 태국댁이 더 중요하지요. 부녀회장님과 상의해서 대처할 사람을 찾아볼게요.”



섭섭한 눈치지만 상태가 여의치 않으니 태국댁도 수긍한다. 부녀회장님을 찾아가 태국댁을 대신할 만한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연변댁이 하면 되겠네. 젊으니 컴퓨터도 만질 줄 알겠죠, 일도 금방 배우지 않을까요?”

“도식이가 허락해 줄까요?”

“말은 안하지만 태국댁자리 탐내는 사람 많았어요. 이장님께서 개인적으로 챙겨 주시는 돈도 많았잖아요. 아마 도식씨도 좋아할 걸요?”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태국댁이 이야기 했어요. 이장님이 별도로 챙겨주시는 돈이 있다고.......”

“일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그 친구 의심이 많아가지고 연변댁을 맡기려고 할까요?”

“이장님 말씀이라면 좋다고 할 거예요. 한번 부탁해 보세요.”

“다른 분은 없다는 거죠. 회장님이 해주시면 좋은데..........”

“호호호~ 저는 부녀회 일도 많고, 시부모님 때문에 안 돼요.”

“일본댁은 가계일 때문에 곤란하고, 우나댁은 하우스 일을 돕고 있고, 필리핀댁은 말이 안통하고.........이거 참~ 연변댁 밖에 없나?”

“속으로는 좋으시면..........투정은?”

“제가요?”

“늙은 저보다가 젊은 연변댁이 백번 낮죠. 안 그래요.”

“하하하~ 농담도 잘하세요.”



부녀회장과 헤어지고 다시 도식이를 찾아 태국댁을 대신해서 연변댁에게 펜션의 총무 일을 맡기고 싶다고 했다.



“잘 할 수 있을까요? 혹시 이장님께 패가 되지 않겠습니까?”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 있나요. 가르치면서 잘 해야죠. 또 연벽댁도 답답한 집에만 있는 것보다 펜션 일을 하다보면 우리 마을에 정도 붙이고, 적응도 잘 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문제는 태국댁을 보셔서 알겠지만 일이 많아서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이 늦어야 퇴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예이~ 그건 상관없어요. 부녀회장님과 이장님께서 말씀하시니 들어야죠.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할게요.”



도식이도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총무 일이 제법 쏠쏠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나댁이 씨앗을 심고 있는데 자꾸만 눈길이 간다. 태국댁과의 관계를 정리한 이후 성욕이 쌓여 가는데, 우나댁 밖에 해소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우나댁의 손을 잠고 유혹의 눈길을 보냈지만 차갑게 뿌리친다.



“잘 해주다가 왜 이래.”

“20번 끝났어. 이젠 싫어.”



처음 약속했던 횟수를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제 빚 없어.”



짧지만 강한 어투에 멋쩍은 웃음만 짓는다.



“그래서 이제 싫다는 거야?”

“응~”



태국댁에 이어 우나댁까지 떠나면 무슨 재미로 살아야 할까? 이대로 끝내긴 아깝다.



“한 번에 십만 원씩 계산했지. 똑같이 쳐주면 안 될까? 현금으로 바로바로 줄게.”



우나댁의 눈빛이 흔들거린다. 태봉은 여전히 미스정에게 빠져 집구석에 들어오지도 않고, 살림도 빠듯하다. 흔들릴 때, 잡아야 한다. 우나댁의 상의 속으로 손이 들어가 젖가슴을 애무한다. 우나댁이 손을 잡았다.



“거짓말 아니지.”

“걱정하지 말고........자~ 빨아봐~ 급하단 말이야.”



우나댁은 고개를 돌려 보라보다가 앞에 쭈그리고 앉아 바지를 벗긴다. 단단하진 좆이 건들거리며 튀어나오자, 처음에는 혀끝으로 할짝거리다가 쪽쪽거리며 강하게 빨아준다. 은갈색의 머리를 붙잡고 힘을 주자 목구멍까지 깊이 삽입된다. 이제 제법 익숙해져서 헛구역질도 하지 않는다. 목구멍의 조임을 감상하다가 상의를 벗겨주니, 침으로 번들거리는 좆을 커다란 젖가슴사이에 끼우고 비벼준다. 짜릿한 흥분에 좆이 부풀며 정액을 토하자 재빨리 목구멍까지 삽입하여 꿀꺽~ 꿀꺽 마신다. 처음에는 싫다고 하더니 이젠 정액을 즐겨먹는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우나댁이 불알을 잡고 구석구석 빨아주니 다시 힘이 불끈 솟아난다.



“오늘은 우나댁이 올라와~”



바지를 벗고 나무에 걸터앉자 우나댁이 팬티를 벗더니 치마를 입에 물고 조심스럽게 올라온다. 그동안의 조교(?)성과가 나오는 모양이다. 우나댁은 침으로 번들거리는 좆으로 질구와 음핵을 애무하다가 동굴이 축축해지자 조금씩 엉덩이를 내린다. 흔들거리는 젖가슴을 움켜잡고, 꼭지를 이빨로 깨물어주니 우나댁의 허리가 휘어지며 비음을 토한다. 다리를 붙잡고 상체를 숙이자, 우나댁은 물구나무 자세가 되고, 질퍽하진 뒷구멍으로 좆을 가져가 힘차게 쑤셔진다. 이젠 뒷구멍도 익숙해져서 단번에 뿌리까지 들어간다.



“수겅~ 수겅~ 짝~”



엎드린 하얀 엉덩이가 붉게 물들며 우나댁이 쓰려지고, 그녀의 등으로 하얀 정액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기대와는 다르게 연변댁은 컴맹이었다. 더구나 집안형편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해 우리나라 중학생 정도의 지식만 가지고 있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컴퓨터 활용법과 회계를 가르치는 일이다. 비록 인터넷 회사를 다닌 경험이 있어, 대부분의 예약관리, 체험프로그램관리, 회계 관리 등을 전산화시켜 놓았지만 컴퓨터를 모르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연변댁을 컴퓨터 앞에 앉히고, 옆자리에 앉아서 펜션 홈페이지 구조부터 차근차근 설명했다. 처음에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집중하더니 설명이 1시간이 넘어가자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딱”

“아야~”



연변댁이 깜짝 놀라 깨어나며 이마를 어루만진다. 꿀밤을 때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들었던 내용을 설명해 보세요.”



연변댁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눈만 깜박거린다. 기초도 없는 친구가 1시간 정도 설명을 들었다고 얼마나 이해하겠는가?



“못하겠죠. 그런데 졸아요.”

“죄송해요. 잘 들을게요. 다시 설명해 주세요.”

“휴~ 설명한다고 될 것도 아닌 것 같고..........설명해 줄 테니 하나, 하나 따라서 해봐요.”



홈페이지 로그인부터 직접 실습해 보도록 했다. 게시판 확인하고, 예약 손님들에게 확인메일을 발송하게 했는데, 워낙 자판 속도가 느려서 지켜보는데 속이 터질 지경이다.



“그걸 그렇게 못해요. 자~”



자리에서 일어나 연변댁 뒤에서 직접 자판으로 입력해 본다. 연변댁이 창피한지 얼른 손을 빼며 얼굴을 붉힌다.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연변댁의 반응에 진향 육향이 자극한다. 우나댁은 눈처럼 하얀 이국적인 외모가 매력적이고, 태국댁은 외모는 좀 쳐지지만 정열적인 맛이 매력이다. 그런대 연변댁을 보니 이제 막 20살이 넘어 풋풋한 사과처럼 느껴진다. 짧은 반팔을 입어 팔을 스치며 흠칫하며 몸을 움츠린다.



“이제부터 제가 할게요.”



연변댁이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하고, 장난기가 발동해서 귀에 더운 바람을 불어넣자 부르르 떨며 마른침을 삼킨다.



“연변댁 이름이 구송이지. 앞으로 송이라도 불려도 돼?”



작은 속삭임에 연변댁은 가슴을 붙잡고 살짝 몸을 틀어 빠져나간다.



“저.........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연변댁이 총총히 도망치는데, 양쪽 볼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종이에 오늘 해야 할 일을 자세히 메모하고 마을 회관으로 향했다. 오늘은 정기적으로 열리는 마을회의가 있는 날이다. 회관에 도착하니 미리 도착한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이장님! 잘 오셨습니다. 큰일 났어요.”



구멍 가계를 하는 구씨가 달려왔다.



“무슨 일인데요.”

“아 글쎄. 읍내에 대형슈퍼가 생긴다고 하네요.”

“그래요. 좋은 일 아닌가요?”

“아니 좋다니요. 대형슈퍼가 생기면 우리 같은 구멍 가계는 뭘 먹고 살라는 겁니까?”



구씨가 흥분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자유경쟁 체제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이장님! 우리 마을 뿐만 아니라, 이근 마을도 모두 걱정입니다. 반대집회라도 하자고 나리에요.”

“시위를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돈 있는 놈이 하겠다는데, 하지 말라고 한다고 안 하겠습니까?”

“그럼! 손 놓고 있자는 겁니까?”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고 방법을 찾아보죠.”



회의순서에 입각해서 마을 공동작업과 부녀회, 청년회 운영 등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읍내 슈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가계에서 술도 제조해서 판매하고 계시죠.”

“오래전부터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 팔고는 있죠.”

“구멍 가계를 정리하시고, 막걸리 전문점으로 개조해 보시죠. 체험 프로그램 중에 막걸리 제조 및 식음 프로그램을 만드는 겁니다.”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전 경험도 전혀 있는데..........!”

“제가 도와드리죠. 수익도 얼마 되지 않은 구멍 가계를 고집하기 보다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접근해 보시죠. 잘 되면 우리 마을 공동상표를 출원해서 온라인 판매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구씨가 머리를 긁적거린다. 말을 들어보면 잘 될 것 같은데, 기획력이나 실행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제가 잘 몰라서.........잘 될까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처음부터 크게 벌이긴 무리가 있고, 체험프로그램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서 단계적으로 실행하는 겁니다.”

“다 좋은데..........가계를 개조하려면 돈도 들고.........또 경험도 없고.”

“개조비용은 마을 적립금에서 대출해 드리는 것으로 하고, 나머지는 청년회에서 도와주시는 것으로 하시죠.”

“정말 그렇게 해주시는 겁니까?”

“그럼요. 내일부터 시작하죠.”



마을회의가 끝나고 구씨와 함께 가계로 갔다. 가끔 가보기는 했지만 자세히 둘려볼 기회는 없었다. 가계에 도착하니 일본댁이 반갑게 인사한다. 40대 초반이지만 동안이라 30대로 보인다. 가계를 돌아보는 사이에 남편인 구씨가 아내에게 회의결과를 설명해 준다.



“우선 감사드립니다.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하죠.”



약간 멍한 남편과는 다르게 일본댁은 똘똘하다는 소문을 들었다.



“약조장부터 가보죠.”

“따라오세요.”



양조장은 허름하다 못해 불결할 정도다. 술을 담는 항아리주변에 이끼가 끼었고, 누룩과 쌀을 보관하는 창고도 쥐가 나올 것만 갔다.



“전면적인 수리가 필요하네요. 내일 당장 건축업자를 소개시켜드릴게요.”

“내일 당장 시작하자는 말씀입니까?”

“빠르면 빠를수록 좋잖아요.” “짐도 정리해야 하고, 우선 살집도 마련해야 하는데?”



생각해보니 전면수리가 들어가면 가족이 살 곳이 없다. 가계가 양조장이며, 살림집이기 때문이다.



“준비하시는데, 일주일 정도면 되겠어요?”



일본댁은 잠시 생각하더니 좋다고 했다. 일주일 후에 건축업자를 부르기로 하고, 가계를 조금 더 살펴보고 읍내로 향했다. 건물을 개조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면사무소 직원에게 절차를 물어보고, 건축업자도 소개 받았다. 허가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니 알고 있는 업자도 많기 때문이다.



일을 끝나고 펜션에 도착하니 연변댁과 손님들이 모여 있었다. 무슨 일이지 확인해 보니, 연변댁이 예약사항을 확인하고 동을 배정해야 하는데, 일이 미숙하다보니 똑같은 동에 2팀을 받은 것이다. 다행이 비어 있는 동이 있어, 손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A동과 B동에 배정했다. 이마에 땀이 흐른다. 그나마 무난한 손님들이라 그냥 넘어갔지, 깐깐한 손님이었으면 곤란할 뻔했다.



“따라와요.”



연변댁을 데리고, 거실에 있는 컴퓨터 앞으로 끌고 갔다.



“예약상황 클릭 해봐요.”

“죄송해요. 제가 잘 몰라서!”

“다시 실수 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렇게 하려면 뭘 실수했는지 알아야겠죠. 자~ 해봐요?”



연변댁이 로그인을 하며 들어갔는데, 그 후로 뭘 확인해야 하는지 모른다. 답답하다.



“자~ 보세요. 여기 클릭하면 관리자 페이지 나오죠. 이거 클릭하면 달력 나오고, 각 날짜에 A동부터 F동까지 표시가 되고, ‘예’라고 된 것은 손님들이 예약한 것이고, ‘확’이라고 된 것은 예약한 손님과 통화해서 예약을 확정한 겁니다. 그리고 ‘입’이라고 쓰인 것은 입금이 된 겁니다. 알겠어요. 그런데 여기 봐요. 오늘 날짜 B동에 ‘확’이라고 두 개나 있죠. 한 동에 2팀을 받은 거예요. 이럼 안 돼요. 이제 알겠어요.”



답답한 마음에 연변댁을 뒤에서 직접 컴퓨터를 조작하면 알려준다. 연변댁은 잘못한 것이 있기에 군소리 못하고 듣고 있다. 연변댁의 부드러운 머리까락과 그녀의 육향이 자극한다. 일 때문에 우나댁을 보지 못한지 이틀이 지났다. 연변댁이 허리를 비튼다. 팽팽하게 팽창한 좆이 찌르기 때문이다.



“힘들군. 오늘은 그만하죠.”



더 있으면 참지 못할 것 같아 부엌으로 와서 냉수를 마신다.



“저기.........저녁준비 해 드릴게요.”

“됐어요. 수고하셨어요. 그만 가보세요.”

“화 나셨어요.”

“아닙니다. 처음인데 실수할 수도 있죠.”

“그럼 저녁 준비해 드리게요. 태국언니가 저녁준비까지 해드려야 한다고 했어요.”

“다음에.........오늘 힘들었잖아요.”

“하게 해주세요. 제 일잖아요.”



엉뚱한 고집을 부리는 연변댁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렇게 하세요. 저는 한 바퀴 돌아보고 올게요.”



밖으로 나와 펜션을 돌아보며 손님들을 확인했다. 다행히 손님들의 반응도 좋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다시 돌아가는데, 와장창 소리가 들린다. 급히 들어가 보니 치개와 냄비가 바닥에 떨어져 있고, 연변댁이 손을 붙잡고 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아~ 실수로 그만~”



손이 붉게 달아올랐다. 대인 모양이다. 급한 마음에 냉장고에 있던 소주를 그릇에 가득 따라서 손을 담그게 했다. 알코올이 열을 내리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계속 담기고 있어요.”



다시 냉장고에서 어름을 모두 빼니 비늘 팩에 담았다.



“손 여기 집어넣고........자~ 갑시다.”

“예! 어딜?”

“따라오기나 해요.”



연변댁의 손을 잡고 주차장으로 달려가 시동을 걸자마자 가까운 보건소로 향했다. 다행히 응급처치를 잘해서 경미한 화상으로 끝났다고 한다. 약을 바른 연변댁이 머리를 숙이고 나왔다.



“의사가 뭐라고 해요.”

“약 바르고, 하루 정도만 조심하면 된데요.”

“휴~ 다행이네요. 갑시다. 배고프죠. 읍내까지 나왔으니 밥이나 먹고 가죠.”

“자꾸 사고만 치고..........죄송해요.”

“잊어버려요. 자자~ 가요.”



마침 보건소 근처에 고기집이 있어, 갈비를 먹고 집에 데려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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