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게시판

귀농일기 - 20부

10시가 넘어가자 안방 문이 열리며 경미가 후다닥 이층으로 도망갔고, 잠시 큰소리가 났지만 이내 잠잠해지더니 12시쯤에 수정과 경미가 짐을 챙기셔 내려왔다.



“잘 잤어요.”

“모처럼 잘 잤어요.”



수정이 눈웃음을 치며 말하고, 경미는 싸늘한 표정으로 째려보다가 이내 억지로 웃으며 인사한다.



“신세 많이 졌어요. 이만 갈까요?”

“식사하셔야죠. 우리 라면이나 먹을까요. 해장라면 맛있는데............”

“아우~ 좋죠. 이장님께서 끓어주시는 거죠.”



수정이 윙크하며 말하고, 경미는 그냥 가자고 하였으나 물을 올리고 라면을 끓이기 시작하자 할 수 없이 식탁에 앉는다. 라면을 끓이는 와중에 연변댁도 와서 4명이 함께 라면을 먹었다. 식사를 끝나고 수정과 경미를 태우고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표를 구입하고 시간이 남아 음료수를 마시는데, 경미가 가끔 째려보았지만 애써 무시했고 수정은 그런 두 사람을 보며 혼자서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낄낄거린다. 버스가 도착하여 경미와 수정을 보내고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평소 핸드폰과 친하지 않지만 아내를 위해 매일 전화를 하기로 다짐한 것이다.



월요일에 면사무소에 방문해 청년회장이 말하던 양곡창고에 대해 문의해보니, 예전에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쌀과 보리 등을 저장했던 창고로 쓰던 국유자산인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마을 공동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창고를 공동작업장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하자, 담당공무원이 자신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니 면장에게 보고하겠다고 했다. 돌아오는 길에 마을 입구에 있는 창고를 둘려보니 겉은 허름하지만 안쪽은 비교적 깔끔하여 약간만 손보면 작업장으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다시 펜션에 도착해 컴퓨터로 작업하고 있는 와중에 면사무소에서 전화가 왔다. 면장이 직접만나고 싶으니 내일 다시 방문해 달라는 내용이다. 서둘려 사업계획서를 완성하고 시계를 보니 밤 10시가 넘었다. 처갓집에 전화를 해보니 아내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여, 영이와 잠깐 통화하고 회사에 다시 전화했으나 역시나 자리에 없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아내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지금은 고객님의 사정으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메시지를 남기시려면.....’



3번을 해보았으나 같은 메시지만 반복되는 것이 아예 핸드폰을 꺼버린 모양이다. 그놈과 또 무슨 짓을 하고 있을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처제에게 전화를 했다.



“어~ 형부! 형부가 이 시간에 웬일이세요?”

“처제는 지금 어디야?”

“야근하고 있어요. 내일까지 끝내야 할 디자인이 있어서요.”

“혹시 경미 어디 있는지 알아?”

“언니요? 집에 없어요.”

“없어. 회사에도 없고, 핸드폰도 받지 않아.”

“이 아줌마가 어디 갔지.”

“처제!........처제가 만난다는 그 사장님 말이야.”

“예? 유사장님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 그 사장님. 혹시 오늘 통화해 본 적 있어?”

“왜요? 형부가 왜 그걸 물어보시는 거죠?”

“그 사장님 이름이 혹시 유덕훈 아니야.”

“아니 그걸 어떻게 형부가.......”

“맞아? 혹시나 싶어서 물어 본건데 유덕훈이 확실하단 말이지.”

“예! 형부가 유사장님 이름을 어떻게 알고 계시는 거예요?”

“살다보니 신기한 일도 있네. 예전에 결혼하기 전에 경미가 만나던 남자가 있었는데, 그 사람 이름이 유덕훈이야. 설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싶어서 물어봤는데, 이름이 같단 말이야.”

“..............”

“내가 요즘 예민해져서 별별 상상을 다하는데, 이건 그냥 흘려가는 이야기로 들어. 처제가 알고 있는 그 사장님과 예전에 경미가 만나던 남자가 같은 사람은 아닐까? 또 경미가 그 사람을 잊지 못해 지금도 그 사람을 만나고 있지는 않을까? 참~ 웃기는 상상이지.”



처제가 침묵하고 있는데, 숨소리가 무척이나 거칠다.



“설마 아니겠지. 세상에 동명이인도 많잖아.”

“맞아요. 아니겠죠. 설마~”

“그래! 나도 그렇게 믿고 있어. 하지만 모르는 일이니 처제도 한번 알아봐~ 무슨 일이든 확실하게 해두는 편이 좋잖아.”

“알았어요. 한번 알아볼게요.”

“그래! 늦었는데 빨리 작업 끝나고 퇴근해.”

“형부도 안녕히 주무세요.”



통화를 끝내고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이정도 이야기 했으면 처제도 바보가 아닌 이상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챘을 것이며, 조금만 생각해 보면 내가 무언가 알고 있다는 것까지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처제가 현명하다면 자매가 상처받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다. 처갓집에 다시 전화를 했다.



“0서방인가?”

“예! 장모님! 경미 직장에 전화를 해도 안 받고, 핸드폰도 꺼져 있어서요. 혹시 지금은 들어왔나요?”

“아직 안 들어왔네.”

“최소한 핸드폰은 받아야 하잖아요. 최근 전화도 잘 안 받고 좀 이상해요.”

“그래. 이 애가 어딜 간 거지.”

“장모님께서 신경 좀 써주세요.”

“알았네.”

“늦었는데 주무세요.”



전화를 끊고 다시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처제에 이어 장모님까지 나선다면 아내도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다. 11시 30분쯤에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당신 전화했었어?”

“응~ 지금 어디야?”

“동창회에 왔다가 계집애들이 노래방을 가자고 하도 졸라서 거기 다녀오는 길이야.”

“그래! 근데 왜 핸드폰은 꺼놓았어?”

“아~ 핸드폰.......요즘 쓸데없는 전화가 많이 와서 가끔 꺼놓고 있어.”

“그래! 늦었는데 빨리 들어가! 처갓집에 전화했더니 장모님 걱정하시더라.”

“엄마가? 당신 전화했었어?”

“3번이나 연락해도 안 받아서 혹시나 해서 해봤지.”

“그래. 알았어. 바로 택시타고 들어갈게. 이만 끊는다.”



동창회? 노래방? 핑계치고는 유치하고 가소롭다. 지금 시간이 11시 30분인데, 그 아줌마들은 집도 없고 남편도 없단 말인가? 머릿속이 복잡하여 맥주나 한잔 마시고 잠을 청한다.



다음날 사업계획서를 준비하여 면사무소를 방문하니, 담당직원이 곧바로 면장실로 안내했다.



“반갑습니다. 앉으시죠.”



자리에 앉자 면장과 담당공무원이 자리에 앉았고, 미리 준비해간 자료를 토대로 사업계획을 설명했다.



“음~ 주남마을 이장님께서 열심히 하신다는 말씀은 많이 들었는데, 이런 특성화 사업까지 준비하고 계신지는 몰랐군요.”

“면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세요.”

“물론 도와드려야죠. 하지만 제가 돕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면장은 전화기를 들더니 군수에게 전화하여, 바로 약속시간을 정했다.



“군수님과 2시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함께 가시죠. 군수님이라면 이장님께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죠.”



약속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면장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좀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고, 점심식사를 간단하게 끝내고 군수를 만나기 위해 군청으로 향했다. 면장의 설명을 들어보면 군수는 30대 후반으로 젊고 의욕이 넘치며 진취적인 사람이라고 했다. 2시에 군수실에 들어서니 잠바차림의 군수가 반갑게 악수를 청한다. 인사가 끝나고 자리에 앉으니, 군수의 오른쪽에 면장이, 왼쪽에 담당공무원에 자리했다.



“우선 차부터 준비하죠. 커피, 아님 녹차.”



비서에게 차를 주문한 군수가 날카로운 눈으로 위아래를 살펴본다. 비서가 차를 내오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면장님께 대충 듣기는 했는데, 이장님께서 다시 설명해 주세요.”



준비한 사업계획을 군수에게 전해주고, 처음 사업을 기획하게 된 동기에서 지금까지의 준비상황,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차근차근 설명했고, 군수는 꼼꼼하게 필기까지 해가며 경청한다.



“주남마을에서 농촌체험형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것도 이장님 작품인가요?”

“예! 펜션은 제가 직접 운영하고 있고, 각종 체험프로그램은 마을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은가요?”

“계절마다 차이가 있지만 황토찜질방과 텃밭은 꾸준하게 손님들이 찾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막걸리체험도 신설했습니다.”

“막걸리체험장 만드실 때, 도청에서 지원 받으셨죠?”

“예! 전통가옥에 대한 보조금이 있다고 해서 신청에서 받았습니다.”

“제가 도청에 갔는데 담당공무원이 그 일에 대해서 물어보더군요. 얼굴이 뜨거워서 혼났습니다. 군수라는 놈이 얼마나 믿음이 안 갔으면 군청에는 말씀도 안하시고 곧바로 도청을 찾아가셨겠습니까?”

“도청에서 지원해준다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인데,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사과를 하려면 제가 해야죠. 죄송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라도 군청을 방문해 주십시오. 제가 군민들의 머슴 아닙니까? 이런 일을 하라고 군민들께서 뽑아 주셨는데,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야죠.”

“군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정말 힘이 나네요.”

“이 사업계획서는 두고 가세요. 제가 도지사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단 양곡창고는 무상임대 해 드리겠습니다. 또한 작업하시기 편하도록 수리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차후 지원금이 나오면 필요한 기계류와 각종 비품을 구입하시는데도 적극 지원해 드리고, 군청홈페이지에도 홍보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언제라도 군청을 찾아주세요. 군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군수님을 뵙니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진 것처럼 기쁘네요.”

“앞으로도 종종 뵙도록 하죠.”



군수와 면담을 끝내고 나오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볍다. 면장의 말대로 군수가 패기도 있고 진취적이라 앞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면장도 흡족한지 수고하셨다고 인사를 건넨다. 면장과 앞으로의 일에 대해 추가적으로 논의하고 차를 끌고 펜션으로 돌아오는데, 동네가 너무 썰렁해 보인다. 펜션에 도착했는데 연변댁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7시가 넘어 돌아가 모양이다. 배가 고파 부엌으로 향하는데, 냉장고에 쪽지가 붙어 있었다.



「우나댁 집안에 초상이 나서 먼저 갑니다.」



급하게 흘긴 글씨체인데, 이게 무슨 말인가? 급한 마음에 청년회장에게 전화를 해보니 우나댁 시아버지가 지붕을 수리하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다 떨어져 돌아가셨다고 한다.



“아니 그런 일이 있었으면 연락을 주시지 그랬어요.”

“연변댁에게 물어보니 면사무소에 가셨다고 해서 일보시는데 괜히 방해가 될 것 같아 연락드리지 못했습니다.”

“지금 어디에요?”

“읍내에 있는 00장례식장입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갈게요.”



황당한 마음에 옷을 갈아입고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달려갔다. 장례식장 입구에 마침 구씨아저씨가 보여 인사를 드렸다.



“이장님 오셨어요.”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쩝~ 노친네가 혼자서 지봉을 고치겠다고 올라가다가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태봉이 형님은 뭐하시고요.”

“모르겠네요. 지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연락도 안 되고, 또 어디서 술이나 처먹고 있겠죠.”

“아니 언제 변을 당하셨는데, 지금까지 연락도 안 된다는 겁니까?”

“점심나절에 할머니가 발견했는데, 그때는 이미 돌아가신 후였고, 급하게 태봉을 놈을 찾았지만 지금까지 연락도 안 되고 있다고 하네요.”

“휴우~ 그럼 지금 누가 상주를 하는 겁니까?”

“태봉이 놈도 없는데, 상주가 어디 있겠어요. 그놈이 독자라 친척도 없고, 할머니는 멍하니 울고만 계시고, 그냥 우나댁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어요.”

“보통일이 아니네요. 빨리 태봉이 형님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청년회에서 찾고 있으니 곧 소식이 오겠죠.”

“그래요!.......손님들 대접은 부녀회에서 해주시는 건가요?”

“이웃인데 돕고 살아야죠.”

“휴우~ 제가 도울 일이 없을까요?”

“이장님께서는 손님들 대접을 맞아주세요. 나머지 일은 우리들이 알아서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먼저 식당으로 내려가 부녀회와 청소년 분들에게 인사하고 빈소에 가보니 검은 상복을 입은 우나댁이 손님들을 맞고 있었다. 부의금을 내고, 돌아가신 분께 절을 올리고, 향도 피워드렸다. 다음으로 우나댁과 절을 하고 마주 앉았는데, 슬픔에 젖어 눈물이 방울져 떨어진다. 할 말도 없고, 슬픔에 젖은 우나댁을 더 이상 볼 자신도 없어 간단한 인사치례만 하고 나왔다. 다시 식당에 도착하여 일본댁을 만났다.



“오셨어요.”

“예! 우나댁 어머니는 어디 가셨어요?”

“겨의 실신지경이라 다른 방에 모셨어요.”

“충격이 크신 모양이군요.”

“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셨으니까요.”

“그렇군요. 그나저나 일본댁도 수고가 많으시네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요. 뭘!~”



밤 12시가 넘어서야 태봉이가 장례식장에 도착했고, 오자마자 영정 앞에 무릎을 굻고 대성통곡을 시작한다.



“쩟~쩟~쩟~ 한심한 놈!”



태봉이의 모습을 지켜보던 재훈형님이 혀를 차며 말한다.



“어디서 모셔왔습니까?”

“건너 마을 술집에서 끌고 왔네.”

“지금까지 어디 계셨답니까?”

“지 말로는 과수원 일을 도와주고 품삯으로 받은 돈으로 한잔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어디 믿을 수가 있어야지.”



재훈형님은 답답하다는 듯이 술을 벌컥벌컥 들이킨다. 밤이 깊어지자 손님들의 발길도 끊어지고, 술을 마시던 사람들도 하나, 둘 돌아갔다. 다만 일부 청년회분들은 빈소를 지킨다는 핑계로 동양화를 꺼내 판을 펼친다. 하루 동안 많은 일이 있어서 그런지 새벽 3시가 넘어가지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이곳에서 밤을 지세우긴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인사나 드리고 가려고 빈소에 가보니 우나댁이 혼자 지키고 있다.



“왜 혼자 계세요. 태봉이 형님은 어디 가셨어요?”

“술 마시고 자.”

“우나댁도 그만 주무세요. 그러다가 몸 상해요.”

“알아. 고마워.”

“내일 다시 올게요.”



우나댁에게 인사하고 콜택시를 불렸다. 술을 많이 마셔 운전을 못하기 때문이다. 집에 도착하니 만사가 귀찮아 양복을 벗어던지고 그대로 침대에 쓰려져 잠이 들었고, 새벽 6시 30분에 알람이 울렸으나 너무나 피곤하여 알람을 끄고 다시 잠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느낌이 이상해서 눈을 떴는데, 연변댁이 침대에 걸터앉아 입맞춤을 하고 있었다.



“음~ 음~”

“쪼음~ 일어나셨어요?”

“이게 뭐하는 거에요?”

“아무리 불려도 안 일어나셔서 색다른 방법을 쓴 거예요. 왜 싫어요.”

“참~ 지금 뭐시나 됐어요?”

“10시 조금 넘었어요.”

“손님들은 어떻게 됐죠. 어제 손님이 계시던데?”

“모두 가셨어요.”

“다행이네. 미안해요. 연변댁 혼자 고생이 많았군요.”

“제가 해야 할 일인데요. 뭘~ 그나저나 이놈 좀 진정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연변댁이 가르치는 손가락 끝에 팬티가 텐트를 치고 있다. 생각해 보니 어제 너무 피곤하여 팬티만 걸치고 잠이 들었고, 경미일행이 돌아간 이후 이틀이 지나다보니 아침부터 똘똘이가 자연 발기된 모양이다. 작고 하얀 손이 팬티 속으로 들어가 귀두부분을 자극하니 짜릿한 흥분에 바르르 떨다가 연변댁을 안아 침대위로 눕혔다.



“왜 이렇게 대담해졌지. 예전에는 안 그랬잖아?”

“자꾸 피하시니까?”

“왜 그러는지 알잖아?”

“절 이렇게 만든 건 이장님이에요. 이장님만 보면 욱신거리는데, 어떡하란 말이에요?”

“도식이가 있잖아?”

“언젠 그걸 따지며 저를 범하셨나요?”

“그래. 내가 누굴 탓하겠어. 원죄는 나에게 있는데”

“그런 말씀 그만 하시고.......어떻게 좀. 미칠 것 같아요.”



연변댁이 목을 감고 매달리며 입술을 덮치고, 정열적인 키스와 함께 손이 내려가 티셔츠와 브래지어를 밀어 올리니 백설처럼 하얀 젖가슴이 튀어나왔다. 입술이 목선을 타고 내려가 봉긋 솟아오른 젖가슴 끝에 애처롭게 떨고 있는 젖꼭지를 입술로 깨물어주고, 반대편 젖가슴을 포근히 감싸 손가락으로 희롱한다.



“못 본 사이에 송이 가슴 더 켜졌는데, 도식이가 많이 빨아준 모양이지.”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아음~”



젖가슴을 애무하던 입술이 아랫배를 지나 내려가니 연변댁이 엉덩이를 들어주고, 치마와 팬티가 한 번에 내려가니 검은 숲에 가려진 동굴이 나타났다. 제법 살심이 불어난 허벅지를 좌우로 벌리고, 털을 젖히고 붉은 음순을 벌리니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은 골짜기가 나타났다. 혀를 내밀어 골짜기에 머금은 물을 핥아먹고, 골짜기 끝에 툭하고 불거진 음핵을 손가락으로 비벼주자 동굴이 뻐금거리며 더운 물을 토한다. 손가락이 동굴 속으로 들어가 질 벽의 돌기들을 긁어주고, 혀끝으로 음핵을 빙글빙글 돌려주자 엉덩이가 솟구치며 경련한다.



“하흑~ 이장님......미칠 것 같아.”



엉덩이를 한손으로 받친 상태에서, 중지와 약지를 보지에 집어넣고, 약지와 새끼손가락으로 음순을 지그시 누른 상태에서, 엄지로 음핵을 비벼주며 상하로 흔들어 요도를 자극하자 연변댁이 비음을 토하며 오줌을 지린다.



“하음~ 아흐흐흑~”



침대에 누워 경련하고 있는 연변댁을 반대로 눕혀 올리니, 연변댁은 보지를 움찔거리며 자지를 입 안 가득 집어넣고 혀를 굴리더니, 목구멍까지 깊숙이 삽입되도록 빠르게 펌프질한다.



“흡~ 흡~ 흡~ 흡~ 아흠~”



손가락으로 보지를 활짝 벌려 질구와 음핵을 자극하다가 엉덩이 사이에 빠끔히 자리한 뒷구멍을 혀끝으로 질려주니, 연변댁의 엉덩이가 부들부들 떨리고, 목구멍 깊숙이 들어간 자지를 조인다. 자지를 빼내고 거친 숨을 몰아쉬던 연변댁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스스로 자지를 보지로 인도하더니 엉덩이를 내린다.



“하흑~ 들어왔어.”



연변댁이 반대로 앉은 자세에서 무릎을 잡고 엉덩이를 들썩거리데 질의 돌기들이 기둥을 긁으며 자극하며 조여 주니 흥분이 밀려온다. 상체를 일으켜 젖가슴을 움켜잡고 입술을 찾으니, 연변댁의 허리가 휘어지며 뒤에서 목을 감고 입술을 맞춘다. 혀와 혀가 엉키고, 한손이 밑으로 내려가 들썩거리는 보지의 음핵을 자극하니, 연변댁이 바르르 떨며 자지를 씹어준다. 연변댁을 엎드리게 하고, 뒤에 앉아 자지로 질구를 자극하자, 연변댁이 거침 숨을 몰아쉬며 자지를 잡아 보지로 인도한다.



“하흑~ 송이 보지에......더 깊이........자궁까지 닫는 것 같아.”

“헉~ 헉~ 송이야. 어때. 내 자지 좋아.”

“하이.....아아앙~ 좋아요.”

“도식이 자지 보다 더 좋아.”

“아음~ 이장님 자지......하이......하이.....더 좋아. 더 깊이. 하흑~”



연변댁의 물결치는 머리까락을 움켜잡고, 젖가슴을 주무르며 펌프질의 속도를 높인다.



“헉~ 헉~ 송이야. 어때.”

“아흠~ 보지가 터질 것 같아. 조그........조금만 더......아음~ 송이 가요. 하흑~”



송이의 팔이 부들부들 떨리다가 바닥에 쓰려지고, 탱탱한 엉덩이에 체중을 싫어 격하게 펌프질을 하니 사정의 기운이 물려온다.



“헉~ 헉~ 송이야. 살 것 같아.”



자지를 빼고 연변댁의 입에 쑤셔 박으니, 목구멍이 울렁거리며 정액을 삼킨다.



“하이......하이.......쯤~ 쯥~ 쯥~”



연변댁은 거친 숨을 몰아쉬는 와중에도 자지를 소중하게 감싸고 정성스럽게 빨아준다.



“어때. 좋았어.”



땀에 젖은 머리까락을 쓸어주며 물어보자, 연변댁이 만족한 듯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역시 이장님 자지가 맛있어요.”

“그만 일어나자.”



속옷을 챙겨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오자 연변댁이 식사를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식탁에 앉으니 연변댁이 턱을 받치고, 바라본다.



“왜! 또 그런 눈으로 보는 거죠.”

“그냥요. 맛은 어때요.”

“맛있어요. 그나저나 우나댁 내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걱정이네요.”

“청년회분들이 번갈아 지키고 계시니 걱정하지 마세요.”

“다행이네. 나도 가봐야겠네요.”

“이장님도 가길 가실 거예요.”

“그럼 이장인데, 빠질 수야 있나. 버섯농장 좀 둘려보고 장례식장으로 갈게요. 이곳 펜션일은 연변댁이 알아서 해주세요.”

“오늘도 밤늦게까지 계실 건가요?”

“내일이 발인이니, 오늘은 그곳에서 밤을 세고, 장지까지 다녀와야죠.”

“그럼 내일 저녁에나 뵙겠네요.”

“그렇죠. 수고 부탁해요.”



식사를 마치고, 검은 양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버섯농장으로 향했다. 항상 차가운 미소로 반겨주던 우나댁이 없기 때문일까? 버섯들도 생기가 없고, 설렁하다. 온도와 습도를 점검하고 버섯들을 돌아보니 시간이 어느덧 1시가 넘었다. 버스를 타고 장례식장에 도착해보니 청년회분들과 장례식장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마침 주변에 있던 부녀회장에게 무슨 일이지 물어보니, 장례절차와 비용 때문이라고 했다. 마을 분들은 우나댁 집안 사정을 생각해서 최대한 비용을 줄이려 하는데, 장례식장은 자신들이 정해 놓은 절차와 가격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있으며, 더욱 황당한 것은 화장을 해서 납골당에 모셔야 하는데, 화장터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모두들 진정하세요.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우선 마을 분들을 진정시키고 관계자들과 사무실로 향했다. 자리에 앉자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친구가 담당자라고 소개하고 앞에 앉는다.



“다들 장례비용이 과하다고 하시는데,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이것도 저희들이 최대한 저렴하게 해 드린 겁니다. 더 이상 깎아드릴 수는 없어요.”

“음식이나 음료수는 그렇다고 치고, 관이나 수의 등은 제품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추천하시는 상품들은 너무 비싸게 보여요.”

“저희 장례식장에서는 고인과 고객님을 위해 하품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고객이 원해도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말씀인가요?”

“예! 다른 것들은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화장터 자리가 없다는 건 또 무슨 말이죠.”

“이곳에서 가까운 곳이 00화장터인데 예약이 완료된 상태라 좀 기다리셔야 합니다.”

“다른 곳은 없나요.”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있기는 하지만 그쪽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발인이 내일인데 마냥 기다려야 한다는 말입니까?”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뭐죠?”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상조회별로 미리 예약을 해 놓은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들에게 맡겨주시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역시나 추가비용이 발생하겠죠?”

“수고비 정도만 더 주시면 됩니다.”

“그래요. 한 가지 물어봅시다.”

“예! 말씀하세요.”

“오늘만 장사하고 문 닫을 겁니까?”

“예? 그게 무슨 말씀인지?”

“멀리 전주나 광주에서 올 것도 아니고, 손님이라고 해봐야 근교 마을 분들인데, 이렇게 폭리를 취해서야 누가 또 오겠습니까?”

“폭리라니 말도 안 됩니다. 저희들은 정당한 가격을 받는 겁니다. 정~ 못 믿겠으면 다른 장례식장에 문의해 보세요.”

“그럴 필요 없어요. 지금부터 모든 서비스를 중단하세요. 나머지 절차는 00상조에 맡기겠습니다.”

“예! 00상조요!”

“예!”

“거긴 가입도 안 하셨잖아요.”

“일시불로 내면 그만이죠. 그게 더 싸게 먹힐 것 같아요. 덧붙어서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에 대해서도 상조회를 통해 철저하게 따져 볼 생각입니다.”

“아니 중간에 그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그건 상조회사와 따져 보세요. 그리고 앞으로 우리 마을뿐만 아니라 주변 마을 손님들은 받을 생각하지 마세요.”



장례식장 담당자의 얼굴이 시시각각 변하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전화를 한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사장님이 오실 겁니다.”



잠시 후에 50대 중반의 사내가 들어와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아이고 이장님! 죄송합니다. 우리 직원이 잘 모르고 무례를 저질렀군요. 제가 대신 이렇게 사과드리니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됐어요.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앞으로 모든 절차는 00상조를 통해 처리하겠습니다.”

“자꾸 왜 이러십니까? 저희들에게 맡겨주세요. 저희들이 제시한 물품은 그대로하고 상조회에서 제시하는 최저 가격으로 서비스 해드리겠습니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화장터는 어떻게 되는 거죠?”

“그것도 당연히 해 드려야죠. 맡겨만 주시면 원하시는 시간에 반드시 화장터를 확보해 드리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사장님을 믿고 맡겨보죠. 끝나고 뵙도록 하겠습니다.”



가볍게 인사하고 나오다보니 얼굴이 붉어진 사장이 직원을 째려보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빈소로 내려오는 길에 청년회장을 만나 사장과의 면담결과를 알려주었다. 물론 중간과정은 생략하고 화장터도 확보하고 최저 가격으로 해주기로 했다는 말만 전했다.



<< 다음 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