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게시판

귀농일기 - 15부

본체로 돌아가 씻지도 못하고 침대에 꼬꾸라졌다. 한참 자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요란하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다. 도대체 이 시간에 누구란 말인가? 자리에서 일어나니 숙취 때문에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프다.



“누구세요.”

“경미에요. 문 좀 열어주세요.”



문을 열어주니 경미가 비틀거리며 들어와 소파에 주저앉는다. 목구멍이 갈라진 것 같은 갈증에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 경미에게도 가져다주었다.



“고마워요.”

“무슨 일 있어요.”

“무서워요.”

“예? 뭐가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경미가 들고 있는 컵이 부르르 떨리는 것이 진짜 무서운 모양이다. 소파 하나를 빼서 옆에 앉았다.



“무슨 일인데 그래요.”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들고 있던 컵을 내려놓더니 양팔을 움츠리고 바들바들 떤다. 측은하고 애처로운 모습에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옆으로 옮겨 앉으니 경미가 품속으로 파고든다. 등을 가볍게 두드려 주면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떨림이 잦아들고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이제 좀 진정됐어요?”

“예! 고마워요. 이장님!”

“무슨 일 있었어요.”

“저기........선배들이.......아니에요.”



말을 흐리는 것을 보니 대답하기 곤란한 모양이다. 상대를 굳이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캐묻지 않는다.



“아직 새벽인데, 더 잘래요.”



대답대신 고개를 흔든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불안한 눈치다.



“난 졸린데 어떻게 하죠?”

“주무세요.”

“이렇게 불편한 자세로 자란 말입니까?”



경미는 난감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슬며시 품에서 빠져나온다.



“들어가서 주무세요.”

“경미학생은 어떻게 하려고요.”

“저는 그냥 여기 있을게요.”

“이 깜깜한 밤에 혼자 거실에 있겠다는 겁니까?”

“그냥 불만 켜놓고 있으면 안돼요.”

“경미학생이 이렇게 혼자 있는데, 어디 불편해서 잠이나 오겠어요?”

“그럼 어떻게 해요.”

“친구들에게 돌아가세요.”

“그건 싫어요. 지금 가면.........하여튼 싫어요.”



경미가 바르르 떨며 고개를 흔든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안방으로 가요. 내가 밑에서 잘 테니 경미학생이 침대에서 자면 되잖아요.”



계속 자기 고집만 부리는 것도 미안했던지 경미가 주춤주춤 안방으로 향한다. 장롱에서 이불을 꺼내 바닥에 깔고 누웠다.



“잘 자요. 아침에 봅시다.”

“저기........제가 밑에서 잘게요. 이장님이 침대에서 주무세요.”

“됐어요. 피곤하니 더 이상 말시키지 마세요.”



바닥에 누워 이불을 덥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잠시 동안 나지막한 숨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잠잠해 진다. 잠든 모양이다. 6시 30분에 알람소리에 깨어, 살펴보니 경미는 베개를 껴안고 자고 있다. 그녀가 깨지 않도록 조심해서 밖으로 나와 A동으로 향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뛰쳐나온 것일까? 노크를 해도 대답이 없다. 슬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조장이라는 놈과 여학생 한명이 알몸으로 엉켜있고, 안방으로 가보니 역시나 수정과 다른 남학생 놈이 같은 모습으로 엉켜 있다. 후덕하게 생긴 친구는 어디로 갔을까? 혹시나 싶어 이층으로 가보니 코까지 골며 자고 있다. 아무리 자유분방한 세대라지만 이건 좀 너무했다 싶다. 조장 놈을 흔들어 보지만 반응이 없다. 어제 그렇게 처마셨으니 깨어나면 이상한 일이다. 옷을 입혀주는 것도 웃기는 일이라 각자 이불을 덮어주고 나왔다. 본채로 내려가 보니 안방 앞에 연변댁이 멍하니 서 있다.



“누구에요. 왜 이장님 침대에서 자고 있죠.”

“경미학생이에요. 어제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여기서 재웠어요.”

“설마 이장님이........?”

“무슨 생각하는 거예요. 아무리 궁해도 독배는 마시지 않습니다.”

“독배?”

“독이 든 성배이란 이런 뜻입니다.”

“아니라는 거죠?”

“당연하죠. 손끝하나 건드리지 않았어요.”



왜 이런 변명까지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괜한 오해 받아 좋은 건 없지 않는가? 연변댁은 안방 문을 닫고 부엌으로 가서 아침을 준비하고, 집에 있기도 뭐해 밖에서 담배만 피운다.



“식사하세요.”



연변댁이 부르는 소리에 들어가 보니 모락모락 김이 나는 콩나물국이 준비되어 있었다.



“학생도 깨워야 하지 않을까요?”

“그냥 두세요. 어제 많이 마셔서 피곤할 겁니다.”



연변댁이 식탁에 앉아 빤히 쳐다본다. 아직도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은 모양이다.



“왜 자꾸 쳐다봐요?”

“뭐 찔리시는 거라도 있어요?”

“찔리긴 뭐가 찔려요?”

“아님 됐지. 왜 소리를 지르고 그러세요. 이장님 이 반응이 더 이상해요.”

“허허허~”



하도 기가 막히니 헛웃음만 나온다.



“우리 이장님이 탐스러운 먹잇감을 그냥 두실 분이 아닌데, 말이야.”

“그래! 계속 긁어라. 나만 아니면 돼지!”

“더구나 최근에 집에만 틀어박혀 계셔서 그것도 많이 쌓여계시지 않았나?”

“이걸 그냥!.......꽝 대신 닭이라고 연변댁 확 잡아먹어 버린다.”

“어머머! 그럼 제가 닭이에요?”

“아이고 두아. 그만하자. 안 그래도 머리 아픈데 연변댁까지 긁지 마라.”

“치~ 알았어요. 식사나 하세요.”



콩나물 국물이 들어가니 그나마 뱃속이 시원해진다. 식사가 끝나고 다시 컴퓨터 작업에 매달렸고, 10시가 넘어가니 각 동에 투숙했던 손님들이 빠지기 시작했다. 연변댁이 손님들 배웅을 위해 나간사이에 경미가 문틈으로 고개만 내밀고 빠끔히 쳐다본다.



“일어나셨어요. 가서 씻어요. 아침 준비해 줄게요.”

“아니에요. 근데, 그 언니는 나갔어요?”

“누구요. 연변댁?”

“예!”

“지금 손님들이 빠지는 시간이라 바빠요.”

“그래요.”



연변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경미가 후다닥 화장실로 달려가고, 콩나물국을 다시 끓어 상을 차렸다. 경미가 다시 고개만 내밀고 주위를 살핀다.



“속 쓰리죠. 식사하세요.”

“아니에요. 그냥 갈게요.”

“거긴 아직 꿈나라 일겁니다. 더구나 보기 좋은 광경도 아니니 식사나 하세요.”

“보셨어요?”

“새벽에 가봤어요. 이불만 덮어주고 왔죠.”

“그........그래요.”

“자~ 식사해요. 그나마 콩나물국은 먹을 만합니다.”



경미는 식탁에 앉아 국물만 마신다. 속이 쓰려 밥은 넘어가지 않는 모양이다. 식사하는 동안에도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니, 경미가 다가와 시시각각 변하는 화면을 보더니 탄성을 지른다.



“와~ 이장님! 잘하신다.”

“예전에 IT업종에서 근무해서 그래요.”

“뭐하셨는데요?”

“전공은 프로그래밍인데 급할 때는 그래픽 작업도 가끔 했어요.”

“저희들보다 더 잘하시는 것 같아요.”

“간단한 그래픽이야 그렇죠. 하지만 전문분야로 들어가면 잘 못해요.”



갑자기 문이 열리며 연변댁이 들어왔고, 경미는 얼른 자세를 바로잡고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어~ 경미씨가 웬일이세요?”

“아니 그냥~”

“A동에 가보니 아직도 자고 있던데, 경미씨는 일찍 일어나셨나 봐요?”

“머. 그렇죠!”

“식사는 하셨어요.”

“이장님이 차려 주셔서 먹었어요.”

“이장님이요? 별일이네. 우리 이장님이 그럴 분이 아니데........”

“전 이만 갈게요.”



경미가 재빨리 도망치듯 나간다.



“심하다.”

“뭐가요?”

“꼭 입장 곤란하게 만들어야겠어요?”

“누가 곤란한 짓을 하래요?”

“말을 말자. 그나저나 A동은 진짜 가본 거예요?”

“제가 알게 뭐예요?”

“됐다. 됐어. 내게 졌다. 하여간 여자들이란?”

“지금 말 다했어요. 여자가 뭘 어찌는 데요.”

“아닙니다. 갑자기 담배가 땡기네. 담배 좀 피우고 올게요.”



소나기는 피해 가라고 했다. 지금 건드려야 좋을 것이 없을 것 같으니 피해 가는 것이 상책이다. 12시가 넘어가자 A동도 소란해 진다. 모두들 일어난 모양이다. 혹시 몰라 일본댁과 함께 가보니 모두들 짐을 챙기고 있다.



“모두들 잘 잤어요.”

“이장님 오셨어요.”

“어제 많이 마시던데, 괜찮아요.”

“그럼요. 멀쩡합니다.”



조장 놈의 말에 속으로 욕을 하면서도 피식 웃는다.



“식사는 했어요?”

“간단하게 라면 먹었어요.”

“아침!.......아니다. 이 시간이면 점심이지. 올라가려면 식사라도 하셔야 하지 않아요.”

“아........아닙니다. 방금 먹어서 배 불려요.”

“그럼! 이제 올라가시는 건가요?”

“올라가야죠. 사전조사는 끝났으니 테마 잡고, 기초 스케치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알았어요. 그건 그렇고, 대접이 소홀하지 않았는지 걱정이네요.”

“무슨 말씀을, 과분한 대접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행이고.........제가 터미널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한차로 가능하겠어요. 그냥 택시타고 갈게요.”

“그런가? 그럼 이렇게 하죠. 택시 한 대 부르고........나머진 제차 타면 되겠네.”

“그렇게 해주시면 고맙죠.”



콜택시를 불려 남학생들이 타고, 나머지 여학생들을 차에 태워 터미널에 도착했다. 학생들의 버스표를 끊어주고 시간이 남아 음료수를 마시며 지켜보니, 여학생들은 자기들끼리 모여 수다를 떨고, 남자 놈들도 자기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모두들 어제 일은 기억을 못하는 건지, 아님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건지 모르겠다. 버스가 도착하여 학생들을 보내니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홀가분하다.



월요일이 되자 일본댁이 막걸리 제조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한 노트를 가지고 왔다. 이 중에서 일반인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제조과정을 면밀히 분석해 보니, 재료들을 소량으로 하면 개인별로 만들기에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준비해야 할 품목들을 정리해 보니, 멥쌀, 시루, 채, 누룩, 물 등이고, 담는 용기는 항아리가 좋다고 하는데 가격이 비싸니 일단은 미리 주문한 PT용기를 사용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막걸리 만들기 조리법을 완성한 다음 구씨아저씨와 일본댁을 불러 구체적인 준비품목과 체험과정을 설계했다.



다음으로 컴퓨터로 세부 안내문을 작성하고, 체험학습장에서 판매할 메뉴도 정해서 학습장 곳곳에 붙였다. 일본댁이 미리 준비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장식하니 체험학습장의 오픈 준비가 끝났다. 정신없이 일에 매달리다 보니 어느 덧 3일이란 시간이 흘려갔고, 첫 번째 예약손님들을 체험학습장으로 안내했다. 전체적인 진행은 일본댁이 하기로 했기에 멀리서 지켜보고 있으니 구씨아저씨가 다가왔다.



“어때요. 잘되고 있는 겁니까?”

“부인께서 준비도 많이 하시고, 말씀도 잘하셔서 무리 없이 진행 되고 있어요.”

“많이 걱정했는데, 잘되고 있다니 다행입니다.”

“판매용 막걸리는 준비되신 거죠?”

“예! 양조장에서 잘 익고 있어요.”

“참~ 태봉이 형님과 같이 일하기로 하셨다면서, 어찌 보이지 않네요.”

“그 잡놈 말도 꺼내지 마세요. 막걸리 빗을 때 도와달라고 불렸더니,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독에 있던 술을 퍼 마신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한번은 실수라고 치고, 다시 불렸는데 또 사고를 친 겁니다. 술만 보면 환장을 하고 마셔버리니 어디 같이 일할 수 있겠어요.”

“그럼 지금은 뭐하세요?”

“뭐~ 가끔 일손이 급한 사람들이 부르면 품앗이 해주고 품삯 받으면 술 처먹고, 일 없으면 집구석에서 빈둥빈둥 놀고, 대충 그렇게 살고 있다고 들었어요.”

“재훈이 형님이 버릇을 고쳐놓겠다고 했는데, 안 되는 모양이죠?”

“그놈이 어디 남의 말 들을 놈입니까? 재훈이도 몇 번 이야기해 보다가 이제는 포기한 모양입니다.”

“그럼 우나댁하고는 어떻게 지내고 있답니까?”

“남의 집 가정사니 잘은 모르겠지만 들리는 소문으로는 각방 쓰는 것은 이미 오래됐고, 아예 벌레 보듯이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한다고 합니다.”

“다들 힘들겠네요.”

“우나댁이 고생이죠. 그나마 우나댁이 착해서 시부모님께라도 잘 해서 다행이지, 그게 아니었으면 벌써 화병 나서 돌아가셨을 겁니다.”

“참~ 문제네.”

“이장님이 우나댁 잘 돌봐주세요. 부녀회장말 들어보니 그나마 이장님과 함께 버섯농장 일을 하면서 수입도 안정되고, 정서적으로 많이 위안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프로그램은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으니 전 이만 가볼게요.”

“그렇게 하세요.”



구씨아저씨게 인사하고 펜션으로 향했다. 최근 사이트를 직접 만들고 있어, 작업할 일이 많다.



다음날 아침 전화가 왔다. 번호를 확인해보니 전주에 있는 흥신소다. 연변댁에게 일이 있어 다녀온다고 말하고, 전주로 향했다. 사무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일주일 만에 연락이 온 것을 보면 아내의 이탈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무실에 들어가 자리에 앉으니, 두툼한 봉투를 전해 준다.



“이게 뭡니까?”

“일단 한번 보시죠.”



봉투를 열어보니 수십 장의 사진들이 들어있었다. 첫 번째 사전을 보니, 아내 경미와 그 놈이 다정하게 커피숍에 앉아 있었다. 다음 사진은 테이블 밑을 촬영한 것인데, 남자 놈의 손이 경미의 치마 속에 들어가 있었다. 모델로 들어가는 장면, 나오는 장면, 남자 놈과 집 앞에서 키스하는 장면 등이 넘어간다. 목이 말라 차를 조금 마시고, 다음 사전을 넘겨보니 한적한 산속 오솔길을 연놈들이 걷고 있었다.



“여긴 어디죠?”

“00계곡입니다. 서울 근교에 있는데, 연인들이 많이 찾는 데이트 장소로 유명하더군요.”

“이거 날짜를 보니 토요일에 촬영한 거네요.”

“네~ 맞습니다.”



숨을 들이마시고 계속 사진을 넘겨보니, 함께 밥 먹고, 물장구치고, 남이 보거나 말거나 키스하고, 벌건 대낮부터 술을 처먹더니, 너무나도 당당하게 모델로 들어간다. 다음 사진은 충격이었다. 침대 앞에 벌거벗은 남자 놈이 서 있고, 경미가 쭈그리고 앉아서 좆을 빨고 있었다.



“이건 어떻게 촬영한 겁니까?”

“산기슭으로 올라가 망원렌즈로 당긴 겁니다. 제가 많은 커플들을 촬영해 봤지만 이렇게 대담한 커플은 처음 봤습니다. 마치 보라는 듯이 창문까지 활짝 열어놓고 하더군요. 계속 넘기시면 더 황당한 장면들 많습니다.”



사진을 계속 넘기니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그때 상황이 그려진다.



경미는 마치 소중한 보물처럼 좆을 받치고, 불알의 주름까지 빨아주다가 혓바닥으로 기둥을 길게 훑으며 올라가 귀두를 베어 물었다. 경미의 입술이 남자 놈의 아랫배에 닫는 것으로 보아 목구멍까지 삼킨 모양이다. 끈끈한 침이 실처럼 늘어져 젖가슴에 떨어지지만, 경미는 좆에 환장한 년처럼 펌프질을 하고, 남자 놈은 허리를 숙여 경미의 젖가슴을 무참할 정도로 주물러 댄다.



남자 놈이 좆을 잡아 경미의 입술과 뺨에 문지르고, 경미는 상체를 들어 젖가슴 사이에 좆을 깨우고 펌프질을 한다. 남자 놈이 만족했는지, 경미를 침대에 기대에 엎드리게 하더니 가랑이 사이에 대가리를 처박고, 질질 싸고 있는 보지를 게걸스럽게 빨아주고는 손가락을 보지에 쑤셔 박아, 상하좌우로 흔들어주니, 다리를 타고 다량의 물이 흐른다. 아주 질질 싸는 모양이다.



남자 놈이 대담하게도 경미를 창문으로 끌어와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하고 젖가슴을 창틀에 걸치게 하더니 뒤에서 쑤셔 박는다. 경미의 표정이 렌즈에 생생하게 잡혔는데, 눈은 절반쯤 감겨 있고 흰자가 많이 보이는 것이 황홀함이 극에 이르려 맛이 가기 일보진전이었다. 머리까락이 심하게 흔들리는 장면을 보니, 남자 놈이 격한 펌프질을 하는 모양이다.



다음 장면은 더 충격적이다. 경미가 침대에 개처럼 엎드려 있고, 남자 놈이 경주용 말에 올라탄 것처럼 달라붙어 있는데 좆이 뒷구멍에 박혀 있다. 이년이 남편에게도 한사코 거부하던 후장까지 대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젠 더 이상 놀랄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다음 사진을 넘겼는데, 완전히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다. 경미가 바닥에 무릎 꿇어앉아 있고, 남자 놈이 경미의 입에 오줌을 싸고 있다.



“이 사진 직접 촬영하신 겁니까?”

“예! 제가 했습니다.”

“오줌까지 먹던 가요.”

“먹지는 못하고 그냥 줄줄 흐르더군요. 하여튼 SM플레이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거 말고 또 있나요.”

“한강 시민공원에서 카섹스를 하는 장면도 촬영했는데, 앞의 것이 워낙 충격적이라 그 사진은 생략했습니다. 아 참~ 또 하나 있었다. 그날은 밤이고, 각도가 나오지 않아 사진은 찍지 못했는데, 남자 놈 사무실에서도 하더군요.”

“또 있습니까?”

“이제 없습니다.”

“일주일에 4번........아주 죽고 못 사는군요.”

“그런 셈이죠. 보면서 느낀 건데, 남자 놈이 여자를 타락시키고 있더군요.”

“타락?”

“그들이 쓰는 용어로 조교라고 하던가? 뭐 그거 있지 않습니까? SM플레이 하는 놈들이 즐겨 쓰는 말.”

“재밌네요. 남자는 뭐하는 놈입니까?”

“이름 유덕훈, 나이 39세, 직업 수입업. 주로 진주, 다이아몬드 등 보석류를 수입, 판매하고 있으며, 아직 미혼으로 00동 00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습니다.”

“이 여자, 직장은 잘 다니고 있습니까?”

“출근은 꼬박꼬박 하더군요. 아참~ 남자 놈을 조사하다가 알게 된 건데, 그놈 여자가 또 있었습니다.”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겁니까?”

“그런 샘이죠. 혹시 몰라 그 여자와의 정사 장면도 촬영에 두었는데 보시겠습니다. 의뢰하신 여자보다 더 심하더군요.”

“뭐가 심하다는 거죠?”

“보시면 압니다. 보여 드릴까요?”



또 어떤 여자를 만나는지, 뭐가 더 심하다는 건지, 궁금증이 몰려온다.



“한번 보죠.”



노트북을 테이블로 옮겨와 외장하드를 연결했다. 잠시 후에 사진을 보고 할 말을 잊어버렸다. 사진속의 여자는 김경서, 바로 처제였기 때문이다.



“반대편 건물 옥상에서 남자 놈 집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이런 차림으로 베란다로 나오더군요. 보세요. 완벽한 M녀의 모습이 따로 없지 않습니까?”



처제가 벌거벗은 상태로 엉금엉금 기고 있는데, 남자 놈이 목에 채워진 개목걸이를 잡고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다음 사진이다. 망원렌즈로 촬영한 사진인데, 양쪽 젖꼭지에 링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배꼽과 보지에도 반짝거리는 물체가 매달려 있다. 또한 엉덩이 쪽에도 뭐가 있는 것 같아 자세히 보니, 뒷구멍에 꼬리처럼 생긴 천이 달린 바이브가 박혀 있다. 다음 사진을 보니 처제가 개처럼 한쪽 다리를 들고 오줌을 싸고 있는데, 당연히 있어야 할 털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음핵 바로 위에 붉은 루비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습도 확인되었다.



남자 놈의 자지를 게걸스럽게 빨고 있는 사진, 베란다 창문에 엎드린 처제의 보지에 자지가 박혀 있는 사진, 다음 사진을 보니 역시나 뒷구멍도 예외는 없다.



“혹시 남자 놈 자지 보셨습니까? 자세히 보세요. 자지에다가 별짓을 다해 놓았더군요.”



아내와 처제의 모습에 정신이 팔려 보지 못했는데 자세히 보니 귀두 바로 다음 부분에 링이 박혀 있고, 기둥 중간, 중간에 구슬이 박혀 있다.



“듣기로 이런 자지에 한 번 맛들인 여자는 다시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혹시 여기서 청부살인도 해줍니까?”

“청부살인!..........원하시면 그런 일을 해줄만한 친구들과 연결시켜 드릴 수는 있습니다.”

“농담입니다. 사진하고 파일하고 원본을 받을 수 있습니까?”

“당연하죠. 여기 있는 외장하드에 의뢰하신 여자와 방금보신 여자의 사진파일이 있습니다. 카메라 메모리에서는 모두 삭제했으니 이 외장하드가 원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비 여기 있습니다.”



미리 준비해온 돈을 주고 사진과 외장하드를 받았다.



“또 의뢰하실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주세요. 다음 의뢰하시면 할인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이만 가보겠습니다.”



사무실을 나서는데 눈앞에 캄캄하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갔다. 차문을 열고 쓰려지듯 자리에 앉는다. 처음에 놈과 아내의 불륜장면을 목격했을 때, 놈이 아내를 잊지 못해 매달렸고, 아내도 옛사랑의 감정에 취해 불륜에 빠진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사진을 보고 복수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아내를 철저하게 망가트려서 과거에 자신이 받았던 상처에 대한 복수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처제의 사진이 있었다. 이건 뭔가? 역겨운 사진들을 보고 심장이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 아내는 처제의 일을 알고 있을까? 처제는 아내의 일을 알고 있을까? 한 남자에게 자매가 철저하게 능욕 당하고 것을 알고 있을까? 그놈은 두 사람이 자매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사진을 보면 처제의 상태가 훨씬 더 심각하다. 다시 말해 놈은 처제를 먼저 만나 철저하게 망가트린 다음 내가 서울을 떠난 2년 동안 아내에게까지 마수를 뻗어 서서히 망가트리고 있는 것이다.



처제는 어떻게 만났을까? 놈이 보석류를 수입해서 판매한다고 했다. 처제는 보석디자인을 한다. 놈과 만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다. 아내는 어떻게 만났을까? 예전에 연인이었으니 만나고자 마음먹으면 기회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더구나 남편과도 떨어져 있지 않는가? 놈에게 처제는 뭘까? 남들 보기에는 변태지만 자기들끼리는 S성향과 M성향이 만나 자기들 끼리만의 사랑을 하고 있다고 보기에도 어렵다. 아내에게까지 마수를 뻗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놈은 변태다. 그게 아니라면 설명할 길이 없다.



흥분하면 안 된다. 진정해야 한다. 침작해야 한다. 차에 시동을 걸고 전주를 빠져나와 달리다가 강이 보여 가까운 곳에 차를 세웠다. 잔잔하게 흐르고 있는 강물을 보고 있으니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던 마음이 조금은 진정되었다. 핸드폰을 꺼내 아내에게 전화하려다가 그만 둔다. 전화해서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너의 불륜 증거가 잡았으니 당장 유치장에 쳐 넣어버리겠다고 할까? 그렇게 따지면 나는 당당한가? 불륜을 저지른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처제의 일을 알고 있느냐고 물어볼까? 너희 자매가 그놈에게 유린당하고 있다고 말할까? 만일 그걸 알면서도 그놈과 만나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일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우선 확인부터 해야 한다. 전화기를 다시 꺼내 처제의 번호를 찾았다. 김경서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통화버튼을 눌렸다. 컬러링이 독특하다. 음산한 배경 음악으로 목소리가 굳은 남자가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중얼거리는데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여보세요. 형부에요.”

“응~ 나야.”

“웬일 일이세요. 형부가 전화를 다 하시고.......”

“요즘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서?”

“저야 향상 똑같죠.”

“직장은 예전 그대로지.”

“예! 그대로죠. 참 저 팀장 됐어요.”

“어! 그래! 축하해. 한번 내려와! 내가 멋지게 축하주 한번 쏜다.”

“호호호~ 고마워요. 시간되면 한 번 갈게요.”

“그나저나 우리 처제도 빨리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해야 할 텐데 걱정이야.”

“치! 형부도 그 말씀하세요. 부모님께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네요.”

“처제는 만나는 남자 없어. 부모님이 걱정하시던데?”

“왜요? 형부가 소개라도 시켜주시게요.”

“처제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좋지.”

“혹시 농촌총각은 아니겠죠?”

“설마! 예전에 다니던 직장에 좋은 남자 많아.”

“됐어요. 어디 저 같은 여자를 누가 좋아하겠어요?”

“아니 우리 처제가 어디가 어때서, 미모야 그만하면 준수하지, 전문직이라 돈도 잘 벌지. 어디 빠지는 구석 없잖아.”

“호호호~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고맙네요. 그런데 어쩌죠. 저 남자 관심 없어요.”

“그럼 평생 혼자 살 거야?”

“혹시 모르죠. 필 꽂히는 남자 만나면 갈지.”

“저번에 장모님 말씀으로는 만나는 남자가 있다고 하던데?”

“엄마가 그래요.”

“응~ 가끔 방에서 남자랑 통화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시던데?”

“엄마도 참~ 거래처 사장님이에요. 그분도 솔로라 외로운 사람들끼리 가끔 통화 좀 한 걸 가지고 무슨~”

“방금 그 사장님 솔로라고 했지. 그렇게 만나고 통화하다보면 정들고, 정들면 결혼하고 그런 거 아니가?”

“그런가?”

“무슨 대답이 그래. 대충 들어보니 그분도 제법 나이를 먹은 것 같고, 두 사람 다 불장난 할 시기는 지났잖아.”

“형부! 너무 앞서 가신다. 우리 그런 사이 아니에요. 더구나 그분 독신주의자라 결혼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는 분이에요.”

“그럼 만날 필요 없네. 뭐하려 만나?”

“재미없다. 그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죠. 그리고 형부가 다른 사람 걱정할 입장은 아니잖아요?”

“내가 어때서?”

“우리 언니 언제까지 혼자 두실 거예요. 빨리 데려가셔야 하지 않아요.”

“설마! 바람이야 피겠어?”

“우리 형부 너무 자신만만하시다. 설마가 사람 잡는 다는 말도 몰라요.”

“뭐야? 그럼 정말 바람이라도 피운다는 말이야?”

“그건 아니지만 계속 혼자 두면 진짜로 바람날지도 모르죠.”

“처제가 괜히 그런 말을 할 사람은 아니고, 뭐 집히는 거라도 있어?”

“뭐~ 잘은 모르겠지만 가끔 늦기도 하고, 출장이랍시고 영이만 우리 집에 맡겨놓고 외박도 하고 그러던데요?”

“바빠서 그렇지. 요즘 예산안 심의 때문에 바쁘잖아?”

“일은 혼자 다하나 매일 바쁘게, 그리고 무슨 아줌마가 그렇게 화장을 진하게 하고 다녀요. 우리 집에 오는 택배 대부분이 언니 화장품인거 있죠.”

“화장품이야 어제 오늘 일인가? 예전부터 그랬잖아?”

“태평한 말씀만 하시네. 그럼 이건 어때요. 며칠 전에 언니랑 백화점에 갔는데, 속옷매장에서 이상한 물건만 사는 거예요.”

“이상한 물건이라니?”

“형부 혹시 망사팬티라고 들어보셨어요.”

“아니 경미가 그런 속옷을 샀단 말이야.”

“그렇다니까요. 제가다 창피해서 죽는지 알았다니까요?”

“이 여자 심각하네. 정말 바람났나?”

“그러니까 빨리 데려가세요. 옆에 있으면 이런 걱정 안 해도 되잖아요.”

“저기........혹시나 싶어서 물어보는 건데, 경미 만나는 남자 없어.”

“호호호~ 우리 형부 졸았구나. 농담이에요. 농담! 심심해서 형부 좀 놀려 먹은 거예요.”

“휴~ 그럼 다행이고, 난 진짠지 알았잖아?”

“형부. 언니가 늦는 건 사실이에요. 좀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벌써 2년이 넘었는데 웬만하면 합치세요.”

“알았어. 그렇게 해야지. 처제도 그 사장님이란 분이랑 잘 해봐~ 또 알아 국수 먹을 일이 생길지.”

“노력해 볼게요. 형부! 회의시간 됐다. 이만 끊어요.”

“응~ 그래. 들어가!”



처제와의 전화 통화를 끝나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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