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게시판

귀농일기 - 11부

잔잔한 클래식 음악 속에 짧은 반바지와 탱크탑을 걸친 우나댁이 새로 피어난 새싹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다. 마치 자기가 주인인 것처럼 버섯들에게 애정을 듬뿍 쏘는 모습이다. 헛기침을 하자 우나댁이 고개를 까닥하며 인사를 한다.



“안녕! 웬일이야.”

“그 반응은 뭡니까? 제가 못 올 곳이라도 왔습니까?”

“하도 오랜만이라!”

“공사가 막바지라 조금 바빴어요. 버섯들은 잘 크고 있나요?”

“보면 알잖아?”

“그렇죠. 보면 알죠. 그런데 본래 그렇게 무뚝뚝하세요. 아니면 저에게만 무뚝뚝하신 건가요?”

“둘 다!”

“허허허~ 참~.........할 말이 없게 만드네. 하긴 좋은 놈도 아니고, 평생 함께 살 놈도 아니데 내숭떨 필요는 없겠죠.”

“·········”

“소문을 들어보니 남편이 돌아왔다면서요. 지금 집에 있어요?”

“몰라.”

“그럼 헛소문이란 말입니까? 정말 집에 안 계세요?”

“몰라.”

“왜 모른다고 하시는 거죠. 정말 모르고 계시는 건가요?”

“방이 틀려. 관심도 없고.”



짧은 단어들을 유추해 보면 남편이란 작자가 돌아오기는 했는데 꼴도 보기 싫어서 각 방을 쓰고 있으며, 관심이 없다보니 방구석에서 뭐하는지 모른다는 뜻 같다.



“미우나 고우나 남편인데 너무 하시는 거 아닌가요?”

“그런 이야기 하려면 가?”



북풍한설처럼 차가운 반응을 보니, 삶은 호박에 이빨도 안 들어갈 것 같다. 하지만 부탁을 받았으니 이대로 물려날 수는 없다.



“남편도 당해보았으니 느끼는 것이 있을 겁니다. 평생 안보고 살 것이 아니라면 이번에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우나댁이 잠시 굳은 표정으로 노려보다가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한다.



“싫어. 지쳤어.”



“아예 안보고 사실 겁니까? 그럼 이혼을 하세요.”

“이혼?”

“겉에 다가오는 것조차 싫은 놈인데, 같이 살아서 뭐해요. 차라리 속 편하게 이혼하고 말죠?”

“하고 싶어. 하지만!!”



우나댁이 말을 멈추고 입술을 깨무는데 얼굴근육이 부르르 떨리는 것이 고민하는 흔적이 역역하다.



“부모님 좋아. 소중해. 그놈은 싫어. 말해도 듣지 않아.”

“이유가 무엇이든 이혼은 하기 싫다는 거네요. 그럼 남편과도 계속 붙어살아야 해요. 그런데도 평생 원수처럼 지내고 싶어요. 말도 안 듣는다고 했죠. 이번에 자기가 잘못한 것이 있으니 우나댁이 말하면 끽소리 못하고 들을 겁니다.”

“안 해. 해봤어.”

“돌아온 다음에도 해봤어요. 아니잖아요. 기회를 한번만 더 주세요. 그래도 예전과 마찬가지라면 더 이상 가망은 없는 겁니다. 그때는 우나댁 개인을 위해서도 이혼 하시는 편이 더 낮겠죠!”



우나댁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거린다.



“해볼게. 대신 안 되면 이장이 책임져.”



어떻게 책임지라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마음이 변하기 전에 확답을 들었어야 한다.



“확실하죠. 약속했어요. 자 손가락 걸어요.”



무슨 뜻이지 알지는 모르겠지만 우나댁의 손을 잡아 새끼손가락을 걸고, 엄지로 지장을 찍은 다음 손바닥으로 복사까지 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나댁 같이 아름다운 부인을 두고 왜 바람을 피우는 거죠? 정말 알 수가 없네.”

“흥~ 이장님은 더 하잖아.”



톡 쏘아붙이는 말에 속이 찔리지만 피식 웃으며 우나댁의 손을 잡고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갔다.



“그래 전 바람둥이죠. 우나댁 오늘 섹시한데, 먹고 싶다.”



우나댁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이장! 정말 나쁜 놈이다.”

“처음부터 나쁜 놈이란 건 알고 있었잖아. 자~ 빨리. 급하단 말이야.”



우나댁은 한숨을 쉬더니 가랑이 사이에 쭈그리고 앉아 바지를 벗긴다. 혈관이 툭툭 불거진 자지가 튀어나오니, 우나댁이 혀를 내밀어 귀두부터 핥아주다가 손으로 기둥을 훑어주며 불알을 베어 물었다. 입속에 들어온 불알을 혀로 빙글빙글 돌려주다가 반대편으로 이동하여 다시 구석구석 빨아준다. 한 동안 하우스에서만 일하며 직접 햇빛에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이지 우나댁의 얼굴이 유난히 하얗게 보이고, 파란눈동자가 보석처럼 반짝거린다. 우나댁이 혓바닥으로 자지를 밑에서부터 훑으며 올라와 귀두를 삼키더니 양쪽 볼이 쏙 들어갈 정도로 강하게 빨아준다.



“후~ 정말 잘하는데, 좀 더 깊이 넣어봐~”



예전 같으면 머리를 붙잡고 반강제로 목구멍을 쑤셨을 것이나 오늘 따라 유난히 아름다워 그녀가 하는 것을 지켜보기로 했다. 우나댁이 양쪽 허벅지를 잡고 자지가 반쯤 들어간 상태에서 혀를 좌우로 핥아주며 내밀더니 아주 느린 동작으로 목구멍 깊숙이까지 삼킨다.



“카아악~”



가래 끓는 소리와 함께 깊이 박혀있던 자지가 천천히 빠져나오고, 끈적끈적한 침이 실처럼 늘어진다. 처음에는 입에 넣는 것조차 싫어했는데 이제 목구멍까지 삽입하고, 상대의 반응을 즐기는 경지(?)에 도달했다. 허리를 숙여 쫄티 같은 탱크답을 벗기니 하얀 젖가슴이 튀어나온다. 필리핀댁에 비하면 빈약(?)하지만 탱탱하고 아름다운 젖가슴이다. 우나댁의 머리를 잡아, 자지를 입에 넣고 절반쯤 들어가게 펌프질을 하다가 목구멍 깊이까지 쑤시니 다량의 침이 하얀 젖가슴에 점점이 떨어진다.



“후~ 이제 가슴으로 해봐~”

“하이......하이......”



우나댁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젖가슴 사이에 자지를 끼우고 상하로 움직이는데, 파란 눈으로 바라보는 표정이 음탕하고 섹시하다. 평소에는 어름덩어리 같은 여자가 어떻게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물론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다.



“흡~ 흡~ 흡~”



젖가슴 사이를 왕복하는 자지를 입으로까지 빨아주니 이젠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윽~ 싼다. 입 벌려봐~”



우나댁이 뿌리까지 삼키고, 부풀어 오른 자지가 목구멍에서 폭발한다.



“꿀꺽~ 꿀꺽~”



목구멍 근육들이 요동치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정액을 삼키고, 우나댁은 힘이 빠져가는 자지를 혀로 핥아주며 천천히 빼낸다.



“정말 기분 좋다. 우나댁 맛있어?”

“하이........하이.......맛없어.”

“표정은 그게 아닌데, 솔직하게 말해봐~”

“네가 먹어봐~”

“못할 것도 없지.”



우나댁을 일으켜 허리에 팔을 두르고 밀착시킨 다음 입맞춤을 했다.



“흠~”



우나댁이 깜짝 놀라 몸을 비틀지만 강한 힘으로 허리를 붙잡고 더욱 입을 밀착시키며 혀로 입술을 자극한다.



“흐음~ 흐음~”



우나댁이 등을 때리며 요동친다. 강한 거부의 표현이지만 이를 무시하고 허리를 잡고 있던 한손이 등을 타고 내려가 바지 속으로 들어간 다음 뒷구멍을 찌르니 굳건하게 닫혀 있던 입술이 열렸다. 혀가 안으로 들어가 잇몸과 입천장 주변을 배회하지만 겁먹은 주인은 나오지 않는다. 그만하고 돌아갈까 생각하다가 오기가 나서 더욱 자극적으로 입안 구석구석을 배회하니 더 이상 참지 못한 주인이 손님을 맞이하며 혀와 혀가 하나가 된다.



“쪽~ 쯔으읍~ 쯥~”



우나댁의 혀가 달콤하여 한참을 빨아주다가 허리를 감은 팔에 힘을 풀어주니 가슴을 밀치고 거친 숨을 몰아쉰다.



“하이.......하이......하이......나.......나쁜 놈”



나쁜 놈이라 말이 입에 붙었다. 자기가 해보라고 해서 한 것인데, 뭐가 나쁘다는 것인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나댁과의 입맞춤은 처음이다. 물론 예전에 입에 머금고 있던 양주를 강제로 먹인 적은 있으나 그건 키스가 아니었다. 이상하다. 온갖 변태 짓은 다 했으면서 왜 키스는 하지 않았을까? 처음에는 강간이었다. 백마를 강간한다는 쾌감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다음은 창녀였다. 돈만 주면 욕정을 해소할 수 있는 도구에 불과했다. 상대의 인격 따위는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았으며, 사랑이라는 단어는 저 가슴 밑바닥까지 샅샅이 훑어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우나댁이 손등으로 입술을 박박 문지르며 눈물을 흘린다.



“왜 그래! 키스 좀 할 걸 가지고.”



입술을 문지르고 있는 손을 잡으려는데 팔을 쳐낸다.



“가! 가버려.”

“오늘 특이하다.”

“가~ 가란 말이야.”

“우나댁 있잖아. 화내는 모습을 보니까 섹시한 거 있지.”



우나댁을 두 팔로 안고 다시 입맞춤을 한다. 무엇 때문에 화를 내는지는 모르겠지만 향상 그래왔던 것처럼 그녀의 의사 따위는 상관없다. 이번에도 쉽게 입술이 열리지 않고 몸을 비틀며 반항(?)한다. 한 팔로 허리를 붙잡고 이번에는 젖가슴을 움켜잡았다. 고통에 입술이 벌어지고, 혀가 들어가 조금 방황하고 있으니 주인이 나와 하나로 엉키며, 반항의 강도도 점점 약해지더니 이젠 양팔로 목을 감고 매달린다. 혀와 혀가 서로를 탐해 양쪽을 오가며 사랑을 나누고, 손은 바지와 팬티를 한 번에 내린다. 정열적인 우나댁의 입맞춤에 그녀를 안아 바닥에 눕히고, 입술이 턱 선을 따라 내려와 하얀 목덜미를 빨아주다가 봉긋 솟아오른 젖가슴을 한 입 베어 물었다.



“하윽~”



젖가슴을 깨물어 주었을 뿐인데 허리가 휘어지며 달콤한 신음을 토한다. 포도송이 같은 젖꼭지를 혀로 빙글빙글 돌려주며, 한손으로 반대편 젖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해주다가 양쪽 젖가슴을 가운데로 모야 두 개의 포도 알을 깨물어 본다.



“하이.......하이.......으으음~”



손은 계속 젖가슴을 애무하며, 입술이 가슴계곡을 따라 내려와 탄탄한 대지에 움푹 들어간 배꼽주변을 혀끝으로 살살 핥아주며, 조금 더 밑에 있는 아랫배를 지나 무성한 은갈색 숲을 지나니 갑자기 깊은 골짜기로 떨어진다. 숲에 감추어진 동굴에서 샘이 콸콸 솟아나고, 긴 여정의 갈증을 식히기 위해 할짝할짝 핥아먹다가 더 많은 물을 찾아 동굴로 들어가니 엉덩이가 솟구치며 부들부들 경련한다.



“하흑~ ”



한 팔로 다리를 붙잡아 고정한 다음 다른 손가락으로 동굴을 쑤시고 혀는 고개를 내민 음핵과 그 주변을 핥아준다.



“그......그만. 넣죠. 제발. 하흑~”



가랑이 사이에 않아 자지가 동굴주변을 배회하니 우나댁이 스스로 자지를 잡아 보지로 인도한다. 양쪽 다리를 붙잡고, 삼분의 일만 들어갈 정도로 얇게 펌프질을 하니, 우나댁이 일어나 넘어트리고 자신이 위로 올라와 뿌리까지 삽입한다.



“윽~”



뿌리까지 들어간 자지가 엄청난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지른다. 분명 헐렁하게만 느껴지던 보지이건만, 번데기처럼 주름 잡힌 질이 자지를 감싸고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요동친다. 우나댁이 천천히 엉덩이를 들자 보지가 강한 흡입력으로 자지를 빨아 당기고, 다시 밑으로 내려가자 오물거리며 씹어준다.



“하이.......하이.......또 올라와~ 나 미쳐.”



우나댁의 속도가 빨라지고, 흥분이 극에 달한 자지가 정액을 토한다.



“하흑~”



우나댁이 부르르 경련하다가 힘없이 쓰려지며 거침 숨을 몰아쉰다. 기분은 좋은데, 뭔가 뭔지 모르겠다. 머리가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멍하니 있는데, 숨을 고른 우나댁이 다시 입맞춤을 하려한다.



“읍~! 읍~”



갑작스러운 공격에 입술을 피하려하니 얼굴을 붙잡고 거침없이 혀가 들어온다. 이건 또 무슨 경운가? 혀와 혀가 엉키니 죽어가던 자지에 다시 뜨거운 피가 몰리며 불끈 힘이 솟는다. 이건 아니다. 우나댁을 안고 빙글 돌아 위로 올라간 다음 입술을 때냈다.



“하이........하이......하이. 더 해줘~ 빨리.”

“좋아. 오늘 한번 죽어보자. 아예 걸레로 만들어 주겠어.”



묘한 승부욕이 타올라 우나댁의 젖가슴을 주무르며 엉덩이를 빙글빙글 돌린다.



“하흑~ 좋아. 더 깊이.”



빌어먹을, 이젠 누가 누굴 먹는 건지 모르겠다. 더욱 기막힌 것은 자지를 몇 번 왕복한 것뿐인데, 다시 흥분이 밀려온다는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일단 자지를 빼고 우나댁을 엎드리게 한 다음 다시 쑤셔 박았다.



“하윽~! 깊어. 더........더.......제발.”

“이런! 빌어먹을.........이 자세는 더 심하잖아.”



우나댁은 좋다고 발광하는데 쾌감을 억지로 참으려니 미치고 환장하겠다. 다시 자지를 빼내고 숨을 고르고 있으니 우나댁의 손이 가랑이 사이로 들어와 자지를 잡고 보지로 인도한다. 더 해달라고 행동으로 웅변하는 것이다. 호락호락하게 뜻대로 해 줄 수는 없다. 엉덩이를 붙잡고 자지를 조금 올려 뒷구멍을 쑤신다.



“아악~ 아파.”

“욱~ 이런~”



겨우 절반쯤 들어갔을 뿐인데 자지가 끊어지는 것 같다.



“짝~”

“힘 빼.”



엉덩이에 붉은 손바닥자국이 부풀어 오르니 힘이 조금 빠지고, 조금씩 펌프질을 하다가 뿌리까지 쑤셔 박았다.



“하흑.......하이.......하이~ 더, 더~”

“그래! 죽어보자.”



보지보다는 그나마 뒷구멍이 더 편하다. 조임은 더 강하지만 번데기 같은 질이 선사하는 엄청난 자극은 없기 때문이다.



“수겅, 수겅, 수겅, 짝~ 짝~ 짝~”



하얀 엉덩이가 점점 붉게 변하며 다시 사정의 기운이 몰려왔다.



“헉~ 헉~ 싼다.”

“울컥~ 울컥~”



자지가 뒷구멍에 정액을 뿌리고 몸도 마음도 지쳐서 바닥에 쓰려졌다.



“헉~ 헉~ 헉~”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옆을 보니 우나댁도 엎드린 상태에서 가슴만 들썩거리고 있다. 창피하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스스로에 대한 모멸감에 옷을 대충 걸치고 돌아서려니까 우나댁이 손을 잡는다.



“뭡니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갑게 말하니 손이 스스로 풀리고, 마치 도망치듯이 비닐하우스를 빠져나왔다.



터벅터벅 걸다가 길게 한숨을 쉰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답답하다. 시간을 보니 3시가 조금 넘었다. 펜션으로 돌아가긴 어정쩡한 시간이라 일본댁 집으로 향했다. 체험학습장도 이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늦어도 일주일 안에는 완공될 것이다.



“이장님 오셨어요. 편찮으시다고 하시더니 괜찮아 지신 겁니까?”



일본댁이 쪼르르 달려와 환한 미소와 함께 반갑게 인사한다.



“괜한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이제 거뜬합니다. 어디 보자! 무얼 도와드려야 하나?”



잡생각을 떨치려면 무언가 다른 일에 빠져야 한다.



“도와 줄일 없어요. 그냥 쉬면서 진행 상태나 점검해 주세요.”

“쩝~ 그래요. 그럼 한 바퀴 돌려보고 올게요.”



공사현장으로 들어가 임부들과 일손을 돕고 있는 청년회분들에게 인사를 하는데, 재훈이 형님이 손을 잡더니 구석으로 끌고 간다.



“어제 마누라랑 이야기는 잘 했어?”

“아예! 잘 끝났습니다.”



속으로 뜨끔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 한다.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 물어봐도 대답이 없네.”

“그냥.......펜션에 관한 이야기 했어요.”

“펜션? 아니 그게 무슨 대단한 비밀이라고, 하여튼 정신 빠진 마누라야. 그건 그렇고, 혹시 우나댁은 만나봤어?”

“조금 전에 만나고 왔어요.”

“그래. 우나댁이 뭐라고 하던가? 설득은 잘 됐어?”

“처음에는 들으려하지도 않았지만 계속 이야기하니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잘 됐네. 수고 많았어. 역시 우리 이장님 말 빨은 알아주어야 한다니까?”

“대신 조건이 있었어요.”

“조건? 무슨 조건?”

“또 실망을 안겨주면 그때는 정말 끝이라고 했어요.”

“그거야 당연하지. 그놈이 그동안 우나댁에게 얼마나 못되게 굴었어. 다시 기회를 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 해야지. 태봉이에게는 내가 따끔하게 이야기 하겠네. 수고했어.”



재훈이 형님이 어깨를 두드려 주고, 다시 현장으로 향했다. 잠시 긴장을 했는지 힘이 빠진다. 외부공사는 이제 모두 끝나고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다. 테이블이나 의자들은 인테리어 공사에 포함되어 있으니 별도로 마련하지 않아도 되지만 식기나 주방용품 등은 별도로 구입해야 할 것이다. 마침 구씨아저씨가 현장으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어~ 아프다고 하시던데 어떻게 나오셨어요.”

“많이 좋아졌습니다. 저기~ 공사가 이제 곧 끝나지 않습니까? 이제 식기 등을 구입해야 할 것 같은데, 언제 시간 괜찮으세요?”

“나랑 함께 가자는 말씀인가? 그런 일이라면 마누라하고 가세요.”

“알겠습니다. 오늘은 시간이 늦었고, 내일 아침에 함께 다녀와도 될까요?”

“당연하죠. 오히려 우리가 부탁해야 할 판인데, 마누라에게는 미리 말해 둘게요.”



구씨아저씨에게 허락을 구하고 다시 일본댁에게 갔다.



“내일 저랑 전주에 다녀오시죠. 구씨아저씨께는 조금 전에 말씀드렸어요.”

“전주를 왜요?”

“젓가락, 숟가락, 밥그릇, 국그릇, 뚝배기, 대접, 접시, 주전자, 냄비, 또 뭐가 있나?”

“됐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 겁니다. 한 8시 정도?”

“준비하고 기다릴게요.”

“필요한 물품들을 미리 정리해 두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벌써 가시게요.”

“오늘은 정말 피곤하네요.”

“그래요. 일찍 들어가서 쉬세요.”



5시쯤에 펜션에 도착했다.



“빨리 오셨네요.”

“저기 미안하데, 손님들 잘 챙겨주시고 시간되면 퇴근하세요. 전 조금 아파서 잠 좀 잘게요.”

“어디가 아프세요. 병원에라도 가보셔야 하지 않아요.”

“단순한 편두통입니다. 폭 자면 나아질 겁니다.”



연변댁을 뒤로하고 방으로 향했다. 필리핀댁 일도 일이지만 우나댁에 대한 묘한 감정이 뒤죽박죽 엉켜서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침대에 쓰려져 눈을 감았다. 사실 어제 밤부터 오전까지 무리를 해서 몸도 피곤하다. 눈꺼풀이 무거워지며 깊은 잠에 빠진다.



목이 타는 갈증에 일어나 시계를 보니 새벽 5시가 조금 넘었다. 일찍 잠이 들어 평소보다 빨리 일어난 모양이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 창문 밖을 바라보니 아직 새벽이라 모든 것이 어둠이 잠겨 있다. 소파에 앉아 눈을 감으니 어제 우나댁과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귀농한 이후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여자들을 섭렵했다. 태국댁은 스스로 굴러온 복이었고, 연변댁이나 일본댁은 약간의 친절만으로 얻은 복이었으며, 필리핀댁은 말 그대로 강간이었다. 우나댁은 뭘까? 상쾌하던 머리가 다시 복잡해진다. 왜 도망친 것일까? 왜 잡은 것일까? 왜 번뇌하는 것일까? 창밖으로 바라보며 멍하니 있는데 서서히 어둠이 물러가며 밝은 빛이 세상을 밝힌다.



길게 한숨을 쉬고 욕실로 향해 차가운 물에 샤워를 한다. 속옷을 갈아입고 컴퓨터에 앉아 새롭게 추가된 막걸림 만들기 및 식음체험 프로그램의 오픈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광고화면을 만들기 시작했다. 잡념을 떨치기 위해서 무언가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이다. 7시가 되니, 연변댁이 와서 아침을 준비하려 한다.



“오늘은 그냥 두세요. 일찍 나가봐야 해요.”

“어디가세요?”

“전주에 다녀와야 합니다.”

“혼자가세요.”

“일본댁이랑 함께 가요. 가계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해야 하거든요?”

“그래요. 저도 가고 싶은데, 안되겠죠?”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함께 가요.”

“약속하신 거예요.”

“그래요. 다음에.......”



안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은 다음 주차장에 있던 차를 끌고 일본댁 집으로 향했다. 일본댁은 하얀 실크 블라우스에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타세요.”



문을 열어주자 일본댁이 인사를 하고 조수석에 앉으니 차가 출발했다.





<< 다음 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