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게시판

검은 고무방망이에 대한 추억 - 단편

새내기작가 네토뿔입니다.



먼저 제 글에 보여주신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발표하는 작품 가운데 일부는 15~20 년전 딴지...던가?(하도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ㅠㅠ) 하는 사이트에 다른 닉넴으로 올렸던 것들이 섞여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 스스로도 어느 걸 발표하고 어느 걸 발표하지 않았는지 구분이 솔직히 가질 않습니다. 그 이후 새로 써본 작품도 많은데, 몇년 손을 놓고 있었더니 구분이 잘 가지 않네요.

**에 올리기 전 한번 더 읽고 퇴고하는 과정에서 주인공 이름이 약간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실제 제가 알고 있는 사건을 모티프로 삼은 글이 많은데... 실명을 쓴 케이스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입니다.



어쨌든간에... 혹시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신 분들께는 아직까지도 기억해 주신 점에 대해 깊이 감사드리고,

한편으로 드리는 말씀은... 제가 발표하는 글은 단 하나도 절대 도용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드립니다.



장편을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준비 중인 작품이 있으니 그것도 곧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단편을 더 선호하지만요^^*



재미있게 읽어주신 모든 **인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리구요...^^*

추천과 댓글이 작가에겐 참으로 소중한 활력소가 된다는 점...다들 아시겠지만^^*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검은 고무방망이에 대한 추억











"인사해, 미스터 샘슨이야. 이쪽은 로빈이구."



"안녕하세요. 채유라예요."



나는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까딱 숙이며 인사했어요. 샘슨은 약간 나이 들어 보인데다가 코밑에 짙은 수염을 기르고 있었고, 로빈은 젊고 건장해 보였는데 유난히 눈이 큰 게 인상적이더군요. 두 사람 다 키는 족히 2미터는 될 성 싶게 커보였고, 무슨 운동을 했는지 어깨며 팔이 탄탄한 근육질로 덮여 있었어요. 게다가 두 사람 모두 머리를 빡빡 민 채였어요. 마치 중처럼...



"어때, 멋지지?"



박미순이 귓가에 대고 속삭였어요.



"누가 맘에 들어? 샘슨? 로빈?"



"얘는..."



나는 박미순을 향해 가볍게 눈을 흘겨 주었어요.



오늘 자리는 박미순이 만든 것이었어요. 영어 학원에 불나게 쫓아다니더니 어느 틈엔가 미국 사람들을 사귀었다며 나를 끌고 나온 것이죠. 근사한 남자를 소개시켜 주겠다며.



막연히 상상했던 금발에 푸른 눈의 왕자가 아니어서 나는 자못 실망했지만 그런 내색을 내놓고 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그저 가만히 자리나 지키고 있다가 적당한 시간에 어물쩡 일어서야지 하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그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박미순은 되지도 않는 영어를 섞어가며 신나게 떠들어 댔어요. 오히려 두 사람의 한국어 솜씨가 훨씬 나아 보였고, 그마저 아니었더라면 대화는 제대로 되지도 않았을 게 분명해 보였어요.



"그럼... 자리를 옮길까?"



한동안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대던 세 사람이 의기투합한 듯 일어섰어요. 나는 무슨 말인지 몰라 멀거니 그들을 쳐다 보았죠.



"샘슨이 파티하재. 자기 집에서..."



박미순이 다시 내 귓가에 속삭였어요.



"파티? 대낮에?"



나는 무슨 뚱딴지인지 몰라 박미순에게 되물었어요.



"실은 오늘이 로빈 생일이래. 그래서 케익이나 켜 주자고..."



박미순이 힐끗 샘슨과 로빈을 돌아보곤 내게 설명했어요. 두 남자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내게 뭔가를 묻는 시늉을 했어요.



나는 내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딱히 거절할 명분도 생각이 나질 않았어요. 로빈이란 남자의 생일 케익이나 자르자는데 굳이 싫다고 하기엔 좀 미안했던 거죠.



샘슨의 집은 이태원에서 가까운 보광동의 작은 아파트였어요. 로빈이 능숙한 솜씨로 차를 모는 동안 세 사람은 무어가 그리 신이 나는지 줄곧 쉬지 않고 떠들더군요. 영화에서도 보면 흑인 남자들이 엔간히 수다스럽던데 역시나 그렇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나는 속으로 웃었죠.



"자, 들어가실까요. 숙녀분들."



샘슨이 먼저 문을 열더니 도어맨처럼 손을 내밀었어요. 이런 것도 레이디 퍼스튼가? 싶어서 웃음이 나왔지만 어쩔 수 없이 나는 박미순과 함께 샘슨의 현관을 들어섰죠.



사실 은근히 걱정이 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설마 했어요. 아무리 개방적인 나라 사람들이지만 여긴 엄연히 한국이었고, 게다가 단둘이 있는 것도 아닌 네 사람이 함께 있는데 무슨 일이야 있겠냐 싶었던 거죠.



"자, 파티! 파티!"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샘슨이 양주병과 잔을 꺼내며 너스레를 떨었어요. 케익은 눈에 띄지도 않았어요.



"케익은?"



나는 박미순을 돌아보며 물었어요.



"로빈이 케익은 싫대. 그래서 그냥 술이나 한잔 하자고..."



박미순이 뭘 싱겁게 그런 걸 묻느냐는 듯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어요.



"유라, 치어스, 오케이?"



로빈이 내게 잔을 내밀었어요. 나는 별로 술을 마실 줄 모르는데다가 백주 대낮에 양주를 마신다는 게 내키지 않아 가볍게 손사래를 쳐서 거절했어요. 그러자 박미순이 냉큼 나서더군요.



"얘는... 매너가 그게 뭐니? 건배는 해야지..."



"나 술 못하는 거 알잖아."



"딱 한잔인데 뭐 어때? 한두 시간이면 깰 텐데... 왜, 남편이라도 볼까봐 겁나니? 호호호"



박미순이 너스레를 떨며 큰 소리로 웃었어요. 나는 조금 무안했으나 그냥